모진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또 맞습니다. 새해를 맞으면서도 어느 한구석엔 텅빈 마음입니다. 그 텅빈 구석엔 희망 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내재돼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기대와 설렘이 넘쳐흐르는 새해맞이가 돼야 할 텐데 말입니다.

우린 지난 대선을 지켜보면서 희망과 기대감으로 신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 기저에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못사는 자는 잘 살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수렁에 빠진 경제는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고통을 더 견뎌내야 할지 막막합니다. 좀처럼 보일 것 같지 않은 어둠의 불빛은 힘없는 자, 서민들에겐 커다란 멍에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혁과 반개혁 세력들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은 한줄기 희망마저 앗아가 버리며 혼동만 가중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새해를 맞는 기분이 바로 이렇습니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농민들은 그래서 어깨처짐이 더해졌습니다. 핏기 없는 얼굴엔 수심만 가득한 채 웃음마저 빼앗긴 지 오래입니다. 희망을 먹고 사는 인간에겐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힘겹게 살아가는 세상살이에도 저희들은 느끼고 보았습니다. 시시때때로 보내주신 격려와 용기는 세살 먹은 아이의 뒷심을 든든히 키워주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사만원을 손에 쥐고 일년 기한을 넘길세라 서둘러 신문사를 방문했을 때의 고마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서 보내주신 격려전화와 몇 줄의 편지는 세살 박이에겐 너무나 큰 광영이자 힘이었습니다.

시작 무렵, 불안한 눈길과 의혹의 시선까지 이젠 완전히 벗어던지게 됐음도 모두가 먼 발치에서 묵묵히 지켜보며 성원해주신 덕분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눈물겹도록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다릿심을 키워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길이란 지금 이 어둠을 밝히는 길일 것입니다. 고단한 삶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어둠이 언제 걷히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민초들에겐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자 ‘희망의 전령사’로 소임을 다 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언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다했을 때라고 여겨집니다.

언론의 역할은 지역사회의 대변자 및 갈등 조정자 역할 뿐만 아니라 주민의 여론을 형성하고 반영하는 통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행정과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자, 비판자로서 지역주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최소한 이러한 요건들이 충족됐을 때 지역사회의 이익을 대변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살맛나는 세상이 됐을 때라야 비로소 나와 가족, 그리고 국가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징검다리를 하나씩 놓는 심정으로 정진, 또 정진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먼 발치에서 지켜봐주시고 성원해주신 영암인 독자 여러분께 보답하는 길임을 확신합니다.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두루 두루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해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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