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배근(본사 대표이사·발행인)
영암관내 중학교 졸업생들의 타 지역 진학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내고장 학교보내기 운동’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뭄에 단비 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농어촌은 학교 공교육이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속적인 인구유출에 따른 결과다.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그친지도 이미 오래전의 얘기다.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지금 겨우 연명해가고 있는 학교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며, 그 후 또 몇년이 지나면 학교건물은 유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 그동안 우리 영암에서도 중학교 졸업생의 40% 이상이 해마다 타 지역으로 진학했다. 올해도 지난 10월 고교진학을 앞둔 시점에서 사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무려 48%가 목포 등 타 지역 진학을 희망한 것으로 조사돼 지역민들의 우려를 자아냈었다.

그러나 최근 내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결과 532명의 졸업생 가운데 34.8%인 187명이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갔고, 나머지 64.8%인 345명이 영암 관내로 진학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금년도 진학률 37.7%에 비해 3.1% 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며, 당초 희망조사에서 나타난 48%에 비해서는 무려 13.2% 포인트가 떨어지는 등 2년 연속 감소세로 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다 예년의 경우 주로 성적 상위그룹의 학생들이 빠져 나갔으나 올해는 그 반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역경제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면서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지역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을 주는 청신호가 아닌가 싶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타 지역 진학률 34.8%도 고등학교가 없는 삼호읍 관내 학생비율이 절대적 수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근 2~3년 사이 지역 학부모들의 의식변화가 주목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오는 2008학년부터 수능비중이 최소화되고 대신 내신비중이 강화되는 새 대입 개선안과 영암군의 명문학교 육성시책, 그리고 전 군민이 하나 되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

사실 그동안 우리 학부모들이 자녀를 객지로 내보낼 때 무작정 결행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농어촌 특별전형이라든가 특례입학 등 농어촌 학생으로서 주어지는 갖가지 특혜를 외면한 채 경제적 부담을 떠안아 가면서 무작정 도시로 진학시키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그 결과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다반사로 많이 발생하고 있었음을 일선 교사들은 안타까워 한다. 실제 중학교 졸업성적 상위 3~5%이내 들었던 아이들 가운데 도시로 진학했던 학생이 서울의 유수대학에 도전, 실패한 반면 농촌에 남았던 학생은 당당히 합격한 사례를 예로 든다. 도시 등 타 지역으로 유학을 보낼 때 자녀들의 학업성취도 등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하여 무엇이 아이들의 장래에 보탬이 되는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남이 장에 가니까, 바지게를 지고 장에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일부 학부모들의 맹목적인 도전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어쨌튼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보다 활활 타올라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소가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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