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 호 ·군서면 신덕정 ·인테리어 디자이너 ·(주)인익스플랜 대표 ·본지 수도권 지역기자
언제부터인지 우리에게 정감을 주고 추억을 낳게 해주었던 농촌의 DNA라 할 수 있는 풍경 및 소리, 냄새, 색깔 등 오감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농촌고유의 특성들이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또 귓가에 늘 맴돌았던 소리가 희미해지는 안타깝고 아쉬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예전처럼 산과 들에서나 강에서, 또는 생활도구나 기구에서, 또는 기르는 동물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던 소리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여름 밤 논 한가운데에서 개굴개굴 소리를 내는 개구리의 합창, 사람발길이 들리기라도 하면 소리를 뚝 그치고 마는 개구리들의 정적을 깨는 소리는 도시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다. 소리를 낼만한 공간, 즉 풀이 있고 물이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공간의 적당한 환경을 갖춘 곳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이란, 꼭 역사 유적지나 유명한 명승지, 또는 문화예술이 산재해 있는 곳만을 찾는 것만은 아니다. 역사·문화·예술의 숨결을 보고 느끼는 것은 물론, 지나가다가 풀 섶에서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나 여치소리, 또는 마당에 콩대를 놓고 도리께질하는 타작소리도 그 지역의 환경과 풍습을 볼 수 있는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관광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아쉽게도 그런 소리를 흔히 들을 수 있는 농촌이나 산촌도 갈수록 도시화 되어 소리가 변질되거나 아예 사라져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도시화로 인해 점점 메말라가고 사라져가는 소리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예전에 들었던 그 소리들이 더욱 그리워 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각박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는 소리로 하여금 정서를 가져다주고 낭만을 느끼게 하기에, 또는 예전에 들었던 소리이기에 자주 듣지 못한 소리를 찾아 다시한번 발길을 옮기리라 본다.

그러므로 소리를 그 지역의 역사문화, 또는 농축산물과 연계하고 융합해 브랜드화하고, 관광화시켜 보전은 물론, 지역 이미지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정겹고 반가운 소리는 그 지역마다 자연환경이나 풍습, 또는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르게 생성되고 유지되어 전하고 있다. 소리도 그 지역만의 특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소리를 흘러 듣거나, 또는 그냥 지나쳐버리는 무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외면성과 배타성을 보이는 경향이 안타깝게도 생기고 있다.

‘소리도 문화이다. 소리도 관광이다. 소리도 브랜드다’는 발상으로 지역상품 및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도록 그 소리를 유지하고, 또는 발굴하거나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따라서, 문화를 찾아서 라는 사운드 앤 컬쳐 로드(Sound & Culture Road)의 길을 조성해 그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문화를 접하게 함으로써 정서를 함양하고, 또는 자연과 문화를 사랑하게 하는 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해 봄직 하다.

자연을 관조하면서, 자연을 음미하면서, 문화를 이해하면서 천천히 걸으며 소리를 찾아서 걷는 관광, 즉 보고, 듣고, 즐기고, 또는 체험을 하며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사운드투어패키지(Sound Tour Package)를 만들어 소리를 지속적으로 들을 수 있게 그 지역의 이미지와 함께 소리문화를 창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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