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주년 기념사


문배근 대표이사·발행인
군민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쉼 없이 달려온 영암신문이 올해로 창간 6주년을 맞았다. 뒤똥거리며 내디딘 발걸음이었지만, 어느덧 똑바로 걸어갈 수 있는 나이가 됐다. 온갖 어려움에도 지령 300호를 앞두고 있음은 온전히 영암군민과 출향인들의 격려와 성원 덕분이다.

특히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언론의 새바람을 일으키며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군민들이 쏟아준 애정 때문에 가능했다. 매주 금요일이면 신문이 기다려지고, 한 줄도 빼놓지 않고 구석구석 읽고 있다는 군민들의 목소리는 깊은 애정의 표출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자부하기엔 역부족임을 절감하고 있다. 주민의 권익증진에 앞장서고, 지역발전을 선도하며, 향토문화 창달에 기여함을 사시(社是)로 내걸었지만, 그에 상응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와 군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시대, 지역사회의 발전은 자치단체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노력할 때 가능한 일이다. 또한 언론이 중간매체로서 군정을 신속 정확하게 알리고, 지역주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건전한 비판과 올바른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수준 높은 자치행정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신문은 일반적으로 중앙지·지방지·지역지로 분류하는데, 그 역할 면에서 지역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이다. 그만큼 지방자치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사회에서 지역지의 역할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앙 집권시대, 중앙지에 길들여진 탓이기도 하다.

지금도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무릇 12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중앙 일변도의 정치·경제·사회에 목을 매달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정작 내 지역소식은 몰라도 중앙의 정치상황은 그 이면까지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적 언론 상황이다.

이는 지방자치제가 속빈강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그동안 중앙에서 틀어쥐고 있던 권한과 예산을 지방에 이양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절름발이’식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뒤따르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처럼 척박한 토양에서 지역신문이 뿌리를 내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지역언론의 역할을 생각하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소명의식도 함께 갖게 된다. 다만 우리 군민들만이라도 어깨를 토닥거려 주고 보듬어 안아 줄 때, 지역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군민들의 파수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탄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동안 경향 각지에서 수많은 우리 영암인들이 수시로 격려를 해주시고 성원해주신 탓에 오늘날 여기에 이르렀지만, 지역의 정론지로서 보다 확고히 우뚝 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채찍과 성원을 바라마지 않는다.

아울러 이에 대한 보답의 길은 지역의 현안에 대해 지역민들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함과 동시에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 군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크고 작은 지역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향우들에게도 고향소식을 전해줌으로써 영암에 뿌리를 둔 전국의 모든 영암사람들에게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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