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 호
·군서면 신덕정
·인테리어 디자이너
·(주)인익스플랜 대표
·본지 안산시 지역기자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 착공과 함께 박차를 가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명이 넘치는 강으로 탈바꿈시켜 홍수와 가뭄을 방지하고, 특히 수질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와 목적을 두고 시행하는 4대강에 제2의 생명과 문화를 불어넣는 대역사이다.

또는 주변경관과 함께 인근지역의 지리, 역사와 문화적 특색을 고려해 스토리가 있는‘생명의 젖줄, 역사의 숨결, 문화의 터전, 삶의 쉼터’로 거듭나게 해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생태가 되살아나는 심장의 박동 소리처럼 울려 유유히 흘러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수질과 생태복원을 통해 우리의 삶을 보다 여유롭게 해 행복을 안겨주고, 또는 대한민국을 다시 약동하게 하는 성장동력의 강으로서 우리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영산강은 1970년 중반 이후부터 1980년 초반에 이루어진 하구언공사 이전에는 바닷물이 드나들어 개매기배, 황포돛배나 또는 여객선이 오고갔던 드넓은 강이었다.

지금의 영산강이 쌀 식량자원을 낳으며 소득향상을 가져오고 있지만, 그로 인해 사라진 개펄은 물론, 예부터 영산강의 물길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떠다녔던 각종 배들은 볼 수 없게 된 것이 우리에게는 지금의 황금들녘 보다, 그때의 아름답던 삶의 노래가 물과 갈대·새·게들과 또는 각종 물고기, 그리고 각종 배들과 함께 했던 그때 그 시절, 자연이 빚은 그 수려한 개펄이 드러나는 환경이 더 좋았지 않았나 한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 그중 극도로 나빠진 ‘수질개선’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며, 또한 우리의 문화를 띄워 보냈던 사라진 ‘뱃길복원’도 이루어야 할 일이라 본다.

맑은 물이 흐르게 하는 것은 물론, 물길위에 배를 띄워 조상의 영혼과 함께 영산강 삶의 문화를 실어 두둥실 떠다니게 해주어야한다. 예전처럼 뱃길을 열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때와 같이 조개 잡는 아낙네의 모습도, 개매기하는 어부의 모습도, 도도한 도요새가 긴 다리 사뿐사뿐 이리저리 부리를 저으면 칠게가 화들짝하는 광경도 볼 수 없어 너무너무 듣고픈, 노를 젓는 뱃사공의 노래가, 개펄에 손을 깊숙이 넣어 조개를 잡는 아낙네의 개펄질소리가 다시 영산강에 울려 퍼지게 할 수 없을까? 그리움만 더해질 뿐이다. 예전처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마냥 아쉬울 뿐이다.

강 살리기와 함께 이루어졌으면 하는 뱃길복원은 조상의 영혼을 열어주는 것은 물론, 얼을 이어가는 일이요, 맥을 잇게 하는 일이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배에 띄워 흘러가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영산강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는 생명의 젖줄로써 많은 것을 제공해 주고 있다.

지금의 황금들녘은 또 하나의 풍경을 자아내며 농부가를 울려주며 농촌의 미래에 대한 또 다른 희망을 열어주고 있다. 영산강은 예전으로 인해 그리움만 낳게 하고 있고, 지금은 농부가로 인해 어깨만 덩실거리게 하고 있다.

농부가에 맞춰 치는 꽹과리 소리만 울릴게 아니라 사라진 뱃길, 두고두고 그리운 영산강에 ‘닻을 올릴 수 있게 뱃길’도 열어 노젓는 뱃사공의 노래도 함께 영산강 들녘에 울려 퍼지게 하자. 상사뒤야 상사디야,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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