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주년에 부쳐

 

▲ 문배근(본사 대표이사·발행인)
본지가 창간된 지 어느덧 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다면 짧은 세월이지만, 저희들에겐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습니다. 그 의미는 농촌의 열악한 환경에 기인합니다. 날로 더해가는 농촌의 쇠락은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지역민들의 삶의 의욕마저 꺾고 있습니다.

물론 농촌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농업정책은 경제논리에 밀려 뚜렷한 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로 촉발된 전 국민적 촛불 항쟁은 이명박 정부의 농업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준 한 사례일 것입니다. 평생을 기업인으로 살아온 그에게 ‘이윤 극대화’라는 기업정신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때문에 외교 문제도 그와 같은 선상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덥석 허용해놓고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도 우리의 농업을 경시한 결과입니다. 농축산물 수입을 허용하고 자동차 수출 등으로 얻어진 이익이 국가적으로 훨씬 보탬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농업·농촌문제가 어찌 경제논리로 풀 일입니까. 요즘 들리는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도 지방을 도외시한 성장 일변도의 기업 마인드에 기인한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지방을 살리고자 ‘지방 분권화’에 주력한 것과는 정면 배치되는 정책입니다.

결국 농업·농촌이 천대받고 농민들이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면, 풀뿌리 민주주의의도 휘청거리게 될 것입니다. 어렵사리 일군 풀뿌리 민주주의의가 흔들리게 되면, 지역신문의 역할도 그만큼 줄어들 것입니다. 아니 종국에는 존재가치가 무의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본지가 착실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고향을 사랑하는 모든 영암인들의 아낌없는 성원 덕분입니다.

사실 7년 전, 우리지역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매체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다른 시·군에 다 있는 지역신문이 유독 우리지역만 없다는 것은 척박한 언론환경을 반증한 것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현실 속에서 출발했던 것입니다. 만일 온실 속에 자란 화초처럼 지내왔다면, 가랑비에도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것입니다.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살인적인 물가가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도 창간이후 8년째 구독료를 동결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농촌현실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광고시장도 극히 제한된 농촌의 현실에서 결코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지만,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입니다. 창간 기념식을 줄곧 배제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이달부터 광고료를 조금 인상하여 누적되고 있는 경영 압박요인을 일부 덜고자 합니다. 지면을 통해 광고주들의 폭넓은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또한 창간 7주년을 맞아 저희 임직원들은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지방자치시대, 지역사회의 발전은 자치단체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여 노력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언론이 중간매체로써 군정을 신속히 알리고 지역주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건전한 비판과 올바른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수준 높은 자치행정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할 것입니다. 그만큼 지방자치시대, 지역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희 임직원들은 항상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언론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며 매진할 것입니다. 그것이 애정을 갖고 성원해준 영암인 여러분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길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끝으로 영암군민과 출향인 여러분들의 가정에 항상 기쁨이 넘치길 바라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채찍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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