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들에게 감사…교직은퇴 후 종중 일에 보람

반남박씨 부솔공파 제각인 비취재 건립과 평장묘 조성으로 조상의 우국충절 정신을 세우기 위해 앞장서온 박헌태(76·군서면 성양리. 본명 승수)씨의 공적비가 세워져 화제다.

일반적으로 공적비는 사후에 업적을 평가해 세우지만, 박 씨의 경우는 생전에 문중 종인들의 총의에 의해 이뤄져 남다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박 씨의 공적비 제막식은 지난 7월 13일 군서면 백암동에 위치한 문중 제각인 비취재에서 열렸다. 서삼석 국회의원, 조정기 군의장 등 몇몇 기관장과 종친회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씨의 선조인 부솔공은 임진왜란 때 광해군(세자)을 호종하다 임진강변서 32세로 전사했다. 휘는 동윤(東尹)으로 군서면 서구림리 비취산에 묘소가 있다. 부솔이라는 관직을 지낸 동윤 공은 추록 호성 원종공신으로 사헌부 지평에 증직되었다. 그 아들 위(湋)가 영암에 입향, 반남박씨 영암문중을 이루고 있다.

부솔공파 종인들은 과거 열악한 여건 속에서 선영 관리와 제사를 지내다가 1959년 인근의 여러 건물의 목재를 모아 조립 방식으로 제각을 세워 60여년 유지해왔으나 오랜 세월에 더욱 퇴락해 유지 보수조차 어렵게 되자 2011년 종중 총회를 거쳐 신축을 결의했다. 하지만 한옥 건립으로 소요될 수억 여 원의 자금 마련에는 별 다른 수가 없었다.

이 때, 2007년부터 총무유사를 맡고 있던 박씨가 제각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아 지자체의 협조를 이끌어냈고, 종친회 임원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종인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전개했다. 전국을 누비면서 종친 1백60여 명의 협조로 1억6천만원을 모금, 건립자금을 조성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3년 비로서 비취재 중건을 완성했다.

박씨는 “11대 할아버지가 이곳에 터를 잡은 지 400여년 지나고, 문중제각이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너무 낡아 후손들이 안타까워하던 중 2013년 비취재가 준공되고, 묘역은 2년 전 조성을 마쳐 마음이 후련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손들이 선조의 역사적 유지와 공훈이 서려있는 총본산인 비취재에서 음수사원(飮水思源)의 의미를 생각하고 한 문벌의 본원은 어디에 있고 그 발전사를 헤아리면서 어제와 오늘을 직시하며 내일을 지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11대 후손으로 13년여 동안 종중을 위해 봉사해온 것을 인정해준 종인들에게 감사하고 보람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내조해온 아내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헌태씨는 40여년 교직에 몸담았으며,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고향에서는 군서북초등학교 등에서 교편생활을 하면서 14년여 동안 제자들을 양성했다. 이후 광주에 부임하여 2006년 화정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했다. 퇴임이후 2007년 종인총회에서 6년 동안 총무유사를 지내고 이후 7년 동안 도유사를 맡는 등 종중 일에 매달렸다. 슬하에는 2남1녀를 두었고 그중 첫째는 2018년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사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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