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을 둘러싼 농민단체와 정부 간 알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쌀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한다. 농가수입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쌀농사가 갈수록 천대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 영암지역 벼재배 면적은 1만4천866ha로 지난해 1만5천630ha보다 약 5%인 764ha가 줄었다. 이에 따라 쌀 생산량도 정곡기준 7만2천700여톤으로 지난해 7만9천55톤에 비해 8%인 6천354톤 가량이 줄었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도 10a당 489㎏으로 지난해 506㎏에 비해 3.4%가 줄어든 것으로 통계청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통계청의 표본조사인 만큼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농업인들의 체감도는 이 보다 훨씬 크다. 실제, 벼 출수기에 태풍으로 인한 흑수피해가 심했던 영암지역은 의외로 수확이 뚝 떨어진 것으로 농가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흑수피해는 주로 중만생종인 ‘영호진미’를 심은 농가와 이모작 지대에서 많이 발생했다.

영암지역 벼 재배면적의 10%인 1천500ha가 흑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즉, 벼 재배면적 감소와 흑수피해로 올해 쌀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에 이르면서 농가소득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쌀농사에 매달려온 농가들의 가계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다행히 쌀값이 오르긴 했지만 정부에서 쌀값 안정을 이유로 공공비축미를 풀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금년 산 쌀값은 이달 초 기준 19만3천696원으로 전년대비 27.5%, 평년대비 24%로 상승했다. 정부는 벼 수확기임에도 쌀값이 계속 상승한다는 이유로 쌀값 안정과 자영업자와 일반 소비자를 위해 부득이 정부미 5만톤 공매를 실시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농민단체는 공공비축미 방출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밥 한 공기에 300원도 못가는 농정을 강력 비판하면서 각 도별로 민주당사 앞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실, 커피 한잔 값에도 훨씬 못미치는 쌀값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농정이 어디로 가는지 암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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