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봉감의 도매시장 출하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주산지인 금정면 재배농가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대봉감은 보통 11월에 수확을 끝내고 나뭇가지 끝에 까치밥 한 두개 남겨놓는 게 대봉감 주사지인 금정면의 초겨울 풍경이었다. 하지만 12월이 한참 지난 요즘에도 산비탈 과수원 곳곳에는 여전히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올 들어 가격이 폭락해 수확을 포기한 탓이다.

수년 전만해도 15㎏ 한 박스에 3만원대까지 유지했던 대봉감이 올해는 1만원 초반대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건비와 선별과정, 포장, 발송료 등을 빼면 남는 게 없다. 여기에 비료와 농약 등 농자재 비용은 고스란히 적자로 남게 되고 인건비는 남자 12만원, 여자 8만원에서 8만5천원에 달하고 있다. 결국, 인건비라도 아껴 적자폭을 줄여보자는 계산에서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었다. 금정면에서 전체 대봉감 재배면적의 20% 가량이 수확을 포기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금정농협은 지난 4일부터 시장출하를 중단하고 농가들의 신청을 받아 133톤의 대봉감을 산지 폐기에 나섰다. 이 같은 물량은 당초 농가들로부터 신청 받은 520톤의 물량 가운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폐기물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 큰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정농협 또한 일찍이 농가들로부터 사들여 보관중인 대봉감도 상당량을 폐기했다.

이 같은 고육지책은 시장진입 물량을 줄여 가격을 올려보자는 취지이지만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지는 의문이다. 올해 대봉감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전국적으로 10% 이상 크게 늘어난 데다 비교적 기후조건이 좋아 풍년농사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질적인 가격폭락을 막기 위해 저온창고 시설도 대폭 늘렸다고 한다. 금정농협만 해도 올해 50평짜리 2개를 더 지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생산량 조절과 함께 가공식품 개발이 시급한 상황임을 올해도 또한번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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