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와 베른...거리 곳곳에 고급쇼핑단지 형성경관 접목, 철저한 도시계획 수립

 

스위스의 취리히는 지난 2012년 잠시 스쳐가던 도시다. 당시 독일로 가기 전 취리히 국제공항에 내려 하룻밤을 묵고 갔던 도시다. 밤의 얼굴만 기억나는 도시였다. 그런데 이번 방문에서 느낀 스위스는 놀라움에 연속이었다. 당연히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로 도시속 휴식을 찾는 이들에게 적합한 도시인 것이다.

베른도 마찬가지다. 베른은 구시가지가 모두 세계문화유산이다. 문화유산과 쇼핑을 접복한 것은 철저한 계획아래 실천됐고, 잠시 스쳐가는 사람들도 베른과 취리히에선 저절로 쇼핑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운영하고 있다.

스위스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고 독일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가 곳곳에 있다. 이는 알프스라는 험준한 산악지역을 토대로 국가가 건설됐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없는 육로에서는 스위스 지역이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중세시대 이래 상업의 중심지였고, 17세기에는 직물과 섬유공업의 중심지였다. 19세기 이후 전자와 정밀 기계 산업에 투자를 했고. 이를 통해 스위스의 국가 신용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금융과 산업이 동반 성장하게 된다. 이후 도시형 관광을 계획하고 조성하면서 현재의 문화유산과 접목한 쇼핑특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게 된다.

취리히 쇼핑의 중심은 ‘반호프 슈트라세’다. 취리히 중앙역의 반호프 광장에서 취리히 호반의 뷔르클리 광장까지 뻗은 약 1300m에 이르는 대로다. 고급 상점고 커다란 백화점, 유서 깊은 은행 등이 즐비한 거리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불편하지는 않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건축양식과 유럽인들 특유의 유연함이 엿보인다.

 

유럽 특유의 높은 물가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는 않더라도 그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취리히의 활기는 도시속 휴식이라는 상품과 잘 어울린다. 취리히 호수와 리마트 강을 유유자적 지나는 유람선들과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의 모습에는 ‘행복’과 ‘평화’라는 단어를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쇼핑의 도시답게 들른 한 백화점도 여유롭기는 마찬가지다. 상품의 진열은 우리나라의 백화점과 다를바 없다. 진열된 상품을 보며 맘에 드는 상품을 물어보는 것은 모두 똑같다. 그러나 많이 팔려는 호객행위는 없다. 손님은 점원을 불러 이것저것 물어보며 물건을 산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그러듯 스위스도 정찰제다. 높은 가격임에도 가격을 흥정하는 이는 없다. 관광객을 위한 배려도 가득했다. 일단 독일어를 하는 국민이 70%가 넘고, 영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민들이 많아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베른도 취리히와 같다. 금융과 정밀기계산업이 발달한 곳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들만이 가지고 있던 문화자원을 관광산업과 접목시켰다. 취리히와 베른 모두 쇼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한 몫 했다. 스위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이제는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이 취리히와 베른에 입점하려 한다.

자연유산과 쇼핑의 접점은 어울리지 않는 옷 같지만 한데 어우러지니 이들이 내는 시너지는 대단하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겨울스포츠 메카에서 4계절 관광전환
익스트림 스포츠, 트래킹 등 상품개발

 

 

 

 

오스트리아 티롤 주(州)의 주(州)도 인스브루크는 겨울스포츠의 성지다. 동계올림픽을 2회나 개최했을 정도로 동계스포츠에 있어서는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티롤은 전체 면적 중에 사람이 살고 있는 거주지가 10%밖에 되지 않는 ‘산의 나라’다. 3000m가 넘는 고봉만 600개가 넘는다. 티롤의 주도 인스브루크에서 알프스의 자연과 문화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인스브루크는 ‘인(Inn) 강의 다리’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도시를 관통하는 강을 따라 시가지가 발달했다. 인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인스브루크의 남쪽과 북부 지역은 험준한 알프스가 남북으로 뻗어 있기 때문에 도시 어디에서든 만년설이 있는 봉우리를 사계절 내내 감상할 수 있다.

인스브루크는 알프스라는 천혜 스키장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제9회, 제12회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지금도 사계절 내내 스키 마니아들이 인스브루크로 찾아온다.

이처럼 겨율관광지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인스부르크는 사계절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익스트림 스포츠, 등산, 축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단연 으뜸은 트래킹이다.

여름에는 하이킹의 성지로 바뀐다. 홀로 알프스를 등반하는 게 어렵다면 관광청 하이킹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관광청 소속 산악 가이드가 직접 인스브루크 하이킹 코스를 안내한다. 여름철에는 야간 산행도 운영한다. 게다가 하이킹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인스브루크 관광청 관계자는 “‘알프스’를 빼놓고 인스브루크를 설명할 수 없지만 인스브루크는 조용한 산간 마을은 아니다”면서 “인구는 13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매년 5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인스브루크를 방문하고 있어 사계절 내내 도시가 북적거린다”고 말했다. 또 “인스브루크 인구 중 3만5000명 정도가 대학생이기 때문에 젊고 밝은 분위기가 도시에 가득하다”면서 “800년이 훌쩍 넘은 건축물이 남아 있는 구시가, 대형 쇼핑몰과 트렌디한 레스토랑이 밀집한 신시가지를 구경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인스부르크 또한 교통의 요지다. 알프스의 도시국가들 대부분이 그렇듯 육로가 가장 중요한 교통로이다. 인스브루크도 교통의 요지답게 무역으로 성장한 도시다. 교역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재투자하고 상업을 발달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관광전략을 세워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고자 했다. 그 결과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잡게 됐으니 이들의 계획과 실천방안들은 우리가 배워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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