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신북면 용산리 출생/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금융학회 회장/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서강대학교 부총장 역임

최근에 벌어졌던 집권당 내의 분란이나 제 1야당내 분열과 혼란은 우리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도저히 함께 할 수없는 두 이질 집단이 지역주의에 기대여 쉽게 승리할 수있는 선거제도, 승자독식의 대통령 선거에 편승하여 이름만 같은 정당이라는 우산속에 기생함으로써 불확실성만 재생산하고 국민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한반도 정세는 우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하게 돌아가고 있고, 국제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국민의 안위나 민족의 장래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들 집안 싸움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 이들 정치집단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왕조시대도 아닌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자기들이 뽑은 원내대표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낙마시킨 소위 친박인사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도덕적으로 우월하지도 않으면서 위장된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합리적 의사결정을 가로막고 있는 야당의 일부 사람들에서 희망을 찾을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수결 원칙에 기초한 양당제는 국회 선진화법으로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양한 국민들의 욕구수준을 양자택일 식의 정당제로는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 우리사회는 양대 정당이 끌어드릴 수 없는 다양한 이익집단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를, 옛날 민노당이나 주장했을 법한 복지공약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들의 욕구를 읽어낼 수 있는 개혁적 보수층이 새누리당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를 싫어하고 기득권에 안주하고자 하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자기가 행사했던 의결권마저 내팽개치는 수구 보수와는 분명히 다른 세력이 있다. 그 두 세력이 한 지붕 안에 동거할수록 집안이 어지러울 뿐 아니라 나라가 혼돈에 빠지고 있음을 우리는 현재 목도하고 있다.

지난 총선과 대선의 좋은 분위기를 승리로 이끌지 못하고도 반성은커녕 다시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야당에도, 비록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을 역임했던 분을 변화를 모색하기 위하여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시도를 한 합리적 진보세력이 분명 존재한다. 두 세력은 국민의 눈으로 보기에 도저히 같은 지붕 아래 공존할 수 없는 집단이기에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에게 고통만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실수를 해도 30%대의 고정 지지층이 있다. 야당이 아무리 시행착오를 해도 20% 정도의 지지층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나머지 50%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국민은 바라고 있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절대 복종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세력으로 뭉친 정당, 도덕적 우월감에 도취되어 자기들만의 정치세력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의 정당, 그리고 나머지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세력이 하나가 된 제3의 정당 출현을 기대해본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합쳐진다면 전국 정당화가 이루어져 망국적 고질병인 지역감정해소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된다. 잃어버린 일본도 정치부재, 정치불안이 가져다준 재앙이다. 정치안정 없이 우리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가개조 차원에서 정치권의 일대혁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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