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등산로따라 쓰레기 수거
관광객대상 영암홍보대사 자처

따뜻한 봄날씨가 이어지면서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이 월출산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월출산은 바위가 많아 등산하기에 쉽지 않은 산이지만 맥반석에서 흘러나오는 기와 빼어난 경치가 유명세를 타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등산객들은 산을 오르면서 발생된 쓰레기를 월출산에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등산로에 담배꽁초를 비롯한 쓰레기가 자주 눈에 띈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사이로 등산로 곳곳에 떨어진 쓰레기를 검정봉지에 담아 수거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암읍 춘양리 강영구(51·사진)씨이다.

강 씨는 금정면 안로리가 고향으로 10년째 관광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베태랑 버스기사이다. 어려서부터 산을 보고 자란 탓에 강 씨는 영암의 빼어난 산세를 좋아하고 산을 즐겨찾았다. 여기에 관광객들을 버스에 태우고 전국에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다니면서 전국의 유명한 산과 관광지를 경험해봤다. 이러한 경험덕분에 우리주변에 있는 자연환경의 소중함과 이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이 저절로 머릿속에 각인됐다.

특히 영암의 경우에는 월출산국립공원이 있어 등산객들이 지역을 자주 찾고 있어 이를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 씨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월출산의 자연을 더욱 아끼고 보존해야한다는 마음이 앞선다. 이 때문에 강 씨는 지난해부터 자발적으로 일주일에 1~2회정도 월출산 정상까지 오르면서 등산로 주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관광버스를 운전하는 직업특성상 일정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날때마다 월출산 천황봉까지 오른다. 단순히 정상까지 오르는 일도 쉽지 않지만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서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 과자봉지, 음료수병, 물병 등 쓰레기를 사전에 준비한 봉지에 담아 수거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족들과 자기자신과 약속을 2년째 지켜가고 있다.

강 씨는 매번 월출산을 오르는 코스가 바뀐다. 한번은 도갑사를 따라 정상으로 향하고 또 다른 날은 천황사, 기찬랜드 인근 군부대 등 영암방면에서 오를 수 있는 등산로를 번갈아가며 오르며 청소를 하고 있다.

강 씨가 월출산 청소를 2년동안 계속 해올수 있었던 데는 부인 이애라(48)씨의 응원이 큰 몫을 했다. 1986년도 임관해 강원도와 경기도 등지에서 군장교 생활을 했던 강 씨는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예비역 소령으로 예편했다. 예편후 관광버스 운전을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부인 이 씨의 격려 때문에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관광버스 운전을 도전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2년전에는 월출산 청소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씨에게 이 같은 의견을 얘기하자 칭찬해주며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열심히 해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강 씨는 관광버스 일이 없는 날이면 아침 9시부터 월출산 등반을 시작한다. 등산로를 따라 길을 걷다가 등산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정상인 천황봉까지 올라 다시 다른 코스로 하산한다. 3시간동안 산을 오르며 청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월출산 청소를 하며 강 씨는 체력적으로 힘들어 쉽진 않지만 얻는 것도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매일 시간을 투자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산을 오르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할 수 있고 관광버스 운전을 하며 얻은 지식을 통해 월출산을 처음 찾는 등산객들에게 영암과 월출산, 주변 주차장, 식당, 숙소 등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영암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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