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병원까지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생활비 아껴 불우이웃돕기 성금기탁

클릭! 이 사람_덕진면 노노동마을 장애인 김영철씨

최근 한 장애인이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달라며 영암군청에 소액의 기탁금을 전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덕진면 노노동마을 김영철(39·사진)씨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지난 23일 영암군청 주민복지실에 지적장애 3급의 중증장애인 김 씨가 찾아와 현금 4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써달라며 기탁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김 씨의 마음은 금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김 씨는 어려서 앓았던 소아마비 때문에 손이 불편해 힘든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당뇨와 고혈압도 앓고 있어 정기적인 약물치료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70대의 노모와 함께 살고 있지만 노모는 관절염 때문에 거동이 불가능해 김 씨가 유일한 집안의 소득원이다. 하지만 김 씨 자신도 몸이 불편한 탓에 힘든 일을 하지 못하고 지난 2011년부터 영암병원에서 청소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 씨의 하루일과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5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6시에 노노동마을을 출발해 영암병원까지 자전거로 이동한다. 출근시간만 따져봐도 40~50분정도가 소요되는 먼 거리이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특히 힘들지만 묵묵히 자신이 맡은 일을 해오고 있다. 50분을 자전거로 이동해 영암병원에 6시50분 정도에 도착하면 자신이 맡은 구역인 2층청소를 시작한다. 2층의 화장실과 병실 등을 돌며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와 먼지 등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오후 4시30분정도가 되면 퇴근을 한다. 이렇게 병원청소를 하며 김 씨가 받는 금액은 한 달에 100만원 남짓. 이 돈으로 노모와 자신의 약물치료 비용과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다. 병원에서 퇴근이후 시간은 400평 규모의 밭농사를 짓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로 2시간에 가까운 출퇴근 거리를 매일 오가는 힘든 생활에도 김 씨의 표정은 항상 밝게 웃는 모습이다. 무더운 여름철엔 비오듯 땀을 흘리고 추운 겨울철에는 꽁꽁언 손을 녹여가며 출퇴근을 하면서도 병원관계자들과 환자, 이웃주민들에게 항상 밝게 웃는 모습으로 인사하는 등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활을 하고 있다.
병원 청소일과 농사일을 함께 병행하며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김 씨가 불우이웃돕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TV를 통해서였다. 우연한 기회에 TV프로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의 어려운 생활모습을 보게 됐다. 병에 걸려도 치료도 받지 못하고 굶주림에 지쳐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김 씨는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불우이웃돕기를 생각하게 됐다. 지난 2012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생활비를 아껴서 모은 돈을 영암군에 기탁해오면서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많은 금액을 불우이웃돕기에 기탁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김씨가 전해준 단돈 몇만원은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며 귀감이 되고 있다.
김 씨는 “나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며 “많은 금액도 아닌게 이렇게 주목을 받게 돼 부끄럽고 앞으로 부지런히 일해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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