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7월 01일(제196호)

▲ 본사대표이사 발행인

영암읍 학교 통합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본격화 된 통합작업이 최근 결정단계에 이르자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민간 화합을 깨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되고 있다. 사실 모든 농촌지역이 위기에 몰려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 영암군도 오래전부터 인구유출에 의한 농촌공동화가 가속화 되면서 지역경제는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일로에 있다. 그 원인 중의 하나가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귀착이 되면서 명문학교 육성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게다가 이웃해 있는 학교에선 명암이 엇갈리는 결과가 입시철이면 반복되곤 했다. 한쪽에선 학생들이 몰리는 반면 또 한쪽에선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현상을 지역민들은 직접 보아왔다. 대학 입시 결과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사립과 공립의 차이에서 비롯된 입시결과는 공립학교 교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의 실력에 앞서 교사들의 열의부족을 탓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책적으로 ‘인성교육’에 치중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으니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입시결과가 말해주고 있으니 앞뒤가 안맞는 현실에서 학생과 교사들만 피곤할 따름이다. 어쨌든 지역의 뜻있는 인사들이 모여 명문학교 육성의 대안으로 학교통합에 나서게 됐고, 그 세월이 무릇 3년이 흘렸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으며, 소모전을 빨리 끝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여론몰이식 일방추진도 안되겠지만,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여서도 안 될 일이다. 장래를 생각하는 마음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명문학교를 육성하여 종국에 가서는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뜻도 누구나 함께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방법론을 둘러싸고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감정대립의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쪽에선 ‘통합촉구’를 하다보니 또 한쪽에선 ‘중단촉구’를 결의하고 나서 갈수록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영암읍에 걸린 현수막도 섬뜩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지역민들의 뜻에 반하는 행태들이 계속되고 있음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생활 속에 기(氣)마저 죽어 있는 판에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안겨줄 뿐이다. 학교통합과 명문학교 육성 등 일련의 행위들은 결국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지역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해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이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절대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지역민들의 여망은 한결같이 지역발전이 우선일 것이다. 그런데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지겠는가. 강조하지만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돼선 절대 안된다. 이번 일을 두고 개인적로 감정을 갖고 대할 일도, 미워할 일도 결코 아니다. 자신의 의견을 떳떳이 개진할 수 있는 풍토도 조성돼야 함은 물론이다. 서로 의견이 대치된다고 해서 적대시하는 소아병적인 행태는 이제 과감히 떨쳐 버려야 한다. 이번일이 결코 소모전이 아닌 생산적이며, 지역민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 밀고 당기게 되면, 피해는 결국 이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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