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통합브랜드만이 살길이다 <4> 전통시장과 함께 먹거리촌 조성한 장흥한우
한우판매점 가격통일, 저렴한 가격 등...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옥수수의 세계최고 산지인 미국이 극심한 가뭄으로 심각한 피해를 받으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우시장에서 소값마저 점점 떨어지고 있어 축산농가는 어려움이 두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축산업분야의 어려움을 타계하기위해 지자체에서는 각자 자신의 고유한 상표를 내건 고급 한우브랜드를 만들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육성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장흥은 탐진강변에 토요시장을 만들고 시장내에 한우 먹거리촌까지 함께 조성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마디로 교통이 편리한 곳에 시장과 한우먹거리촌을 함께 조성함으로써 손님들이 시장을 방문해 소고기까지 함께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고급 암소만을 취급함으로써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인근에 있는 강진, 보성뿐만아니라 광주 등지에서도 일부러 찾아와 구입하거나 먹고갈 정도로 인기가 있다.

장흥 토요시장은 소값 파동과 잇단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시장 개방으로 벼랑 끝에 몰린 축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국비와 군비 75억원 가량을 들여 2003년부터 2년간 준비 작업 끝에 2005년 7월 문을 열었다. 대표 특산물인 장흥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 매생이, 무산김 등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데다 매주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가 펼쳐지고, 천관산, 억불산 우드랜드, 장흥댐 등 풍부한 주변 관광지도 토요시장 인기몰이에 한 몫하고 있다.

 

장흥 토요시장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바로 한우먹거리촌 때문이다. 이 곳 토요시장내 먹거리촌에는 장흥한우를 판매하고 있는 곳만 19곳에 이른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한해동안 360억원 가량의 판매고를 올려 지난해 토요시장내 전체매출액 중에서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곳에서 운영중인 한우 판매점 19곳 모두가 시중가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한우를 판매하고 있고 어느 업체를 가던지 가격이 모두 동일하다.

또 이 곳에서 구매한 한우를 들고 근처에 있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면 개인당 3천원가량의 상차림 비용만 내면 각종 야채와 밑반찬 등과 함께 한우를 구워먹을 수 있다. 토요시장 한우판매점 협의회 자체에서 가격을 모두 동일하게 책정하고 상차림 비용까지 통일하고 있어 바가지 요금이 사라졌고 가격또한 인근지역 한우판매점들보다 저렴해서 1일 평균 관광객은 3천명, 추석과 설 명절을 앞둔 성수기 때는 하루 7천여명에서 1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한마디로 교통이 편리한 곳에 먹거리촌을 집중적으로 조성해서 공동마케팅을 통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장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우사육 농가는 3천농가, 사육두수는 5만4238마리로 전남에서 1위이며 전국으로 따지면 5위에 해당한다. 이 중 지난해 토요시장에서 소비된 한우는 4천여마리로 한달에 6-7마리씩 소비되고 있는셈이다.

장흥한우가 이렇게 성공하게 된 이유는 유통 구조를 대폭 줄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축산농가에서부터 도축, 가공, 중간유통 등 7단계 이상의 복잡한 유통과정을 3~4단계로 줄여 마진을 줄이고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주민들과 한우 농가들이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형 ‘장흥한우 주민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렇게 토요시장내 한우판매점들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택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인근에 포장용 스티로폼 회사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상인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효과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자체 택배집하장을 만들고, 국내 유명 택배회사와는 1년 단위로 위탁계약까지 체결하고 있다. 또 토요시장 조성전 3.3㎡당 20만원가량이던 땅값이 지금은 1천만원까지 오른 상태이다.

단순하게 구입하고 구워먹는 한우먹거리촌이 아니라 보고 놀고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고 저렴한 가격과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흥지역은 한우의 명소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인터뷰- 장흥한우협회 유통사업단 고재현 대표

 

“특색있는 한우브랜드 마케팅 중요”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맞아 전국에서 몰려드는 택배주문 물량을 포장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고재현(50) 대표를 만났다.

고 대표는 “토요시장이 문을 열고 2007년부터 몇몇 회원들을 모아 한우판매점을 개설해 지금은 판매점만 19곳이 있을정도로 명소가 됐다”며 “초창기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꾸준한 투자와 소비자들에게 정직하고 좋은 한우를 제공함으로써 믿음을 쌓은 결과 이렇게 성공을 거둘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고 대표는 “우리 업체에서만 명절때면 1달동안 소100두가량을 도축해 직접 매장에서 판매하고 서울, 경기 등 전국 각지로 택배로 포장해 배송하고 있다”며 “19곳에 달하는 모든 판매점에서 하루에 보통 1~2억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좋은 품질의 한우를 판매하기 위해 회원농가들의 축사를 직접 찾아 눈으로 보고 구입하고 있다”며 “부족한 물량은 우시장을 통해서도 구입하고 있지만 대부분 한우협회 회원들의 한우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고 대표는 “지역의 한우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며 “각자 지역에 맞는 마케팅 방법을 연구해 특색있는 마케팅을 펼쳐야만 한우브랜드 홍수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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