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현상...추석 전 수확 매번 실패
주황색의 먹음직스러운 빛깔로 우리의 추석 차례 상에 오르는 대표적인 과일인 조생종 단감이 이상기후와 수익률 하락으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지난 7일 군서면 마산리 인근 논에서 벼 수확에 한창인 원마산마을 이상순(65) 이장을 만났다. 이 씨는 논농사뿐만 아니라 8천260㎡(2천500평)가량의 면적에서 단감농사를 지어 지난해에는 2천여만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 1980년에 9천900㎡(3천평)가량에서 단감농사를 시작했지만 5년 후인 85년도에 서촌조생종 단감 1천650㎡(500평)가량을 베어냈다.
이 씨에 따르면 서촌조생종 품종은 추석 직전에 출하를 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지만 최근 날씨영향으로 추석시기에 맞추기가 어려워졌고 저장성이 없어 추석시기에 맞추지 못하면 판매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추위에 약한 품종의 특성상 봄철 냉해피해에 취약하다.
이 씨는 "서촌조생종 품종은 재배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제값을 받기도 어렵다"며 "현재 군서단감작목반에 12명의 회원들 대부분이 서촌조생종 품종은 베어내는 추세이다"고 말했다.
인근의 군서면 해창리 신덕정마을의 김신호(58)씨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김 씨는 지난해 추석시기에 맞추지 못한 조생종 단감들이 10㎏ 1박스당 5천 원대에 거래되자 판매하지 않고 마을주민들과 나누어 먹었다.
뿐만 아니라 추위에 약한 품종 탓에 냉해피해를 입어 아예 서촌조생 품종 대부분을 베어내고 오벤품종을 심었다.
김 씨는 "지난해 단감 박스가격이 7천원이었는데 조생종 10㎏ 1박스당 5천 원대에 거래되어 박스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에 조생종 품종을 포기하고 오벤과 대봉 감을 올해 새로 심었다"고 말했다.
5일 시장에서 올해 추석명절 이전에 서촌조생종 품종 10㎏ 1박스당 6~7만 원대를 형성했지만 명절이 지나고 나서는 10㎏ 1박스당 1만 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관내의 대부분 단감농가들은 서촌조생종 품종대신 부유품종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부유품종은 서촌조생종보다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아 이듬해 3월까지 저장이 가능한 특성이 있다. 또 가격도 10㎏ 1박스당 1만5천 원대~2만 원대로 변동이 크게 없이 안정적이다.
시장 내 과일판매상은 "서촌조생종 품종은 쉽게 물러져 명절 때 아니면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며 "날씨영향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조생종 품종은 갈수록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