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 송전선로 3차 주민설명회도 ‘파행’

대책위 강력 저지에 주민 1명만 참석, 설명회 강행 설명회 도중 고성과 언쟁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 연출

2025-11-21     신준열 기자

신해남–신장성 초고압 송전선로 사업설명회가 19일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공연장에서 세 번째 시도됐으나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 영암군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거센 반대 속에 파행적으로 진행됐다.

대책위 관계자 40여 명은 이날도 사업설명회 시작 전부터 설명회장 입구를 가로막고 송전선로 설치 반대 구호를 외치며 주민들과 한전 직원들의 입장을 저지했다.

시위 과정에서 한전 직원들은 “설명회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 달라”고 요청하자 대책위 관계자들은 “밀지 말라, 집회 방해”라며 항의했고, 양측이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또 설명회에 참석하려던 일부 몇몇 주민들은 되돌아가고 단 1명이 설명회장에 참석하자 대책위 관계자가 “영암군민이 맞느냐”고 신원을 파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결국, 사업설명회는 영암읍 거주 주민 1명과 한전 관계자, 취재진만 입장한 가운데 파행적으로 이뤄졌다. 설명회 도중에도 대책위 관계자들이 들어와 항의를 이어가면서 설명회는 여러 차례 중단됐고, 고성과 언쟁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설명회에 유일하게 참석한 주민 A씨는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듣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전자파 등 우려 사항에 대해 과학적 검증과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전 측은 이날 대책위 행위에 대해 ‘업무방해’로 규정하고, 설명회가 지속적으로 저지될 경우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한전 관계자는 “법에 따라 입지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주민 의견 청취를 위해 약 5차례 면담을 시도했으나 대책위가 ‘사업 백지화’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설명회 강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한전이 이미 최적 경과대역을 선정해 놓은 뒤 형식적으로 설명회를 여는 것은 절차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사업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문위원회에서 송전탑 위치까지 검토한 상황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절차에 불과하다”며 “입지선정위원회를 운영하기 전에 작년 5월 주민설명회 이후 충분한 의견 수렴이 있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강경 대응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어서, 초고압 송전선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