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유물 귀속을 환영하며

2025-09-19     영암신문

영암에서 출토된 마한유물이 마침내 지역 주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유산청이 내동리 쌍무덤 출토품을 영암도기박물관에 이관한 것은 단순한 절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가 대체로 외부 기관으로 귀속되면서, 정작 지역 주민들은 가까이서 유물을 접할 기회를 잃어왔다. 이번 이관은 그 불균형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다.

내동리 쌍무덤은 마한계 최고 수장층의 무덤으로, 고대 영암의 정치·문화적 위상을 보여주는 핵심 유적이다. 총 400여 점의 유물이 발굴된 이곳에서 나온 옹관 편 등 6점이 먼저 영암도기박물관으로 돌아왔다. 비록 수량은 많지 않지만, 그 상징성은 크다. 이제 영암도기박물관은 지역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시를 책임지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문화재는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다. 지역의 뿌리를 확인하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세우는 기초이자, 미래 세대에게 전할 자산이다. 따라서 유물이 발굴된 지역에서 보존·전시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바람직한 일이다. 지역 주민이 직접 유물을 보며 조상의 삶을 체험할 때, 문화유산은 비로소 살아 있는 교육 자료가 된다. 영암군의 꾸준한 노력 끝에 이뤄진 이번 성과는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문화유산청 역시 전국 각지의 발굴 유물이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문화재의 가치가 중앙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나누어질 때 문화의 균형 발전이 가능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관된 유물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하느냐다.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 그리고 흥미로운 전시 기획이 뒤따라야 한다. 그럴 때 유물은 단순히 박물관 유리장 안의 전시품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생활 속에 스며드는 자산으로 기능할 것이다.

영암의 이번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되어 각 지역이 자기 고유의 문화유산을 통해 자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