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호정마을 포쇄(曝曬) 행사 ‘눈길’
족보·고문헌, 햇볕과 바람에 말려 경주이씨, 300여 년 전통 이어가
2025-09-05 이기홍 인턴기자
지난 8월 29일 영암읍 망호정마을에서 전통의 포쇄(曝曬)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영암문화원(원장 이정훈) 주관으로 내빈과 마을 주민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문화를 기리고 계승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망호정 포쇄는 경주이씨 문중에서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의식으로, 음력 칠석 무렵 장마가 끝난 뒤 햇볕과 바람에 책을 말려 습기와 벌레를 제거하는 전통보존 방식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족보와 고문헌을 꺼내어 펼쳐 말리는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여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흔적을 되살렸다.
행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제례가 봉행됐고 이어 포쇄 시연과 함께 마을 어르신들의 전통놀이가 펼쳐졌다. 참석자들은 고서를 직접 펼쳐 말리는 체험에 참여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문화적 현장을 경험했다.
또한 풍물과 전통음악이 더해져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행사 후에는 음식을 나누며 마을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렸다.
영암문화원 관계자는 “망호정 포쇄는 영암에서 유일하게 행해지는 전통이며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선조의 삶과 가치를 되새기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도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계승하여 지역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데 문화원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