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은 인류의 생명창고

2025-07-11     현의송
현 의 송      
 학산면 광암마을生​​​​​​
​​​​​​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
​ ​​전 농민신문사 사장
​ 연주현씨 전국 대종회장

농업은 1만 년 전에 세계의 여러 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 인류는 자연의 식물 열매나 동물의 행동을 활용해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농업이 시작되고 자연에 변화를 주어서 인간의 욕망에 맞는 식물이나 동물을 증산하기 위해 농지를 개간하고 하천에서 수로를 정비하는 등 주변 환경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러한 농업이나 생활은 우리들의 선조들이 자연과 대화하면서 장기간 축적 개선해 왔다. 그래서 한반도에서도 2000년 동안 쌀농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 21세기에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환경문제는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농업에는 이러한 벼농사의 발전과정에서 환경과 조화한 다양한 기술이 계속적으로 축적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은 변화를 순화시키는 힘이 있다. 그러나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라도 그것이 우리들의 눈에 보이기까지는 몇십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농업에서 우리들이 숙지하고 있는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악영향이 널리 인식될 수 있기까지는 20여 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과거의 농업을 조사 연구하고 실패의 사례도 포함해서 선조들의 경험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쌀농사에 대해서 과거의 토양을 분석함으로써 환경에 적응력이 높은 벼가 재배되었다는 점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윤작을 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조사 확인하면서 금후의 농업과 지구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비결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구폭발에 의한 식량부족, 지구온난화 등에 의한 환경의 변화 등이 논의되는 시점인 21세기에 인류가 지구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조화한 농업의 확립이 필수 불가결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농학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에 맞는 학문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도 농업은 지역의 환경에 맞는 식물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전통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존속하고 있다.

21세기 유전자원의 생명창고는 미생물이다. 크기가 작아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명체를 미생물이라 한다. 미생물은 약 38억 년 전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체다.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이런 미생물은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심지어는 염분이 많은 깊은 바다, 고온의 화산지대 및 초저온의 극지에서도 생존한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종류는 수백만종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생물은 지구 생태계를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각종 미생물이 갖고 있는 기능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에 21세기 유전자원의 보물창고인 미생물 자원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미생물의 역할 및 기능과 관련해 많은 정보가 밝혀짐에 따라 미생물을 인류와 지구환경에 이용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인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미생물의 발효 특성을 식생활에 활용해 왔다. 이를 이용해 처음 포도주와 식초가 만들어진 것은 기원전 1만년 쯤이었고, 페니실린, 스트렙토마이신과 같은 항생물질도 미생물이 만들어낸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의 김치, 고추장, 된장, 젓갈류 등도 발효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미생물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산업폐기물 처리, 오염 토양의 복원, 바이오 연료의 생산, 산업적으로 유용한 효소의 대량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생물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농업 및 축산분야에서의 미생물은 없어선 안 되는 존재다. 농업환경의 정화, 작물의 생장촉진, 축산폐기물의 분해, 가축의 소화기능 향상 등에 미생물은 필수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들을 해내고 있는 미생물은 미래 인류의 자산으로써 소중히 보존돼야 한다.

최근 정부 부처에서는 이런 미생물들을 지키기 위해 미생물자원센터를 설립, 자원의 다양성 확보 및 이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또한 1990년대 후반 미생물은행(KACC)을 세워 농업·식품과 관련된 미생물 자원을 확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 네덜란드,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미생물 자원은 다양성이 부족하고 미생물 자원을 산업화하는데 여러 가지 제약요건이 있어 수적으로도 적고 활용성 역시 높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미생물 자원의 다양성 확보와 활용을 위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국내외 미생물 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자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연구기관 역시 미생물 자원에 대한 다양한 기능을 탐색해 활용도를 높이고 기업체는 이를 산업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량자원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 농업·농촌이 인류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