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포역사공원 경관조명사업, 입찰 특혜의혹 논란

긴급공고·단독응찰로 특정업체 수의계약 영암군,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 해명

2025-05-02     신준열 기자
지난해 왕인문화축제를 앞두고 16억9천500여만 원을 들여 추진된 구림 상대포역사공원의 경관조명사업이 입찰방식을 둘러싼 특혜논란으로 뒤늦게 입살에 오르고 있다.

영암군이 추진한 상대포역사공원 경관조명 설치사업이 입찰 특혜 의혹에 휘말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입찰공고 방식이 긴급공고로 축소되고, 입찰 조건이 일부 업체에 유리하게 설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군은 이에 대해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지역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축제 일정 맞추기 불가피한 조치?
지난해 1월 총사업비 17억 원 규모로 추진된 상대포역사공원 경관조명사업은 왕인문화축제의 야간 콘텐츠 강화를 위해 ‘월인천강’, ‘낙화유수’ 등 미디어파사드 연출과 함께 역사공원의 야간 경관조명을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가운데 물품계약 의뢰 7억6천5백만 원 규모의 LED 조명기구 입찰 공고가 2024년 1월 22일부터 단 10일간만 진행돼, 일반적으로 1억 원 이상 10억 원 미만의 규격 입찰에 요구되는 20일 이상 공고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군은 이에 대해 “왕인문화축제 일정상 조명 설치 시한이 촉박해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35조 제6항에 따라 긴급 공고를 시행했다”며 “관련 법령에 근거한 조치로 절차상 하자는 없었고,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전 규격 공개는 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됐고, 22일에는 질의 회신도 완료했다”며 “업체들에게는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고 덧붙였다.

■단독응찰로 수의계약 전환
그러나 영암군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입찰 과정에서 경쟁 부족 문제가 나타났다. 두 단계로 치러진 입찰공고는 가격입찰에서 1월 31일부터 2월 13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이때 가우정인, 금별사회서비스, 휴앤라이트가 접수했다. 이후 규격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휴앤라이트와 인스앤코가 제출했으나 평가 결과, 휴앤라이트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2월 22일 가격개찰 단계에서는 3개 업체 중 2개 업체가 규격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사실상 휴앤라이트만 단독 입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영암군은 2월 29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2항에 따른 수의계약 등 한시적 특례 규정을 적용해 단독응찰 업체인 휴앤라이트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입찰 조건, 특정업체 유리했나?
입찰 조건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고문에는 규격과 가격을 동시에 평가하는 2단계 경쟁입찰 방식과 더불어 방진·방수(IP) 성능시험 성적서와 KS C 인증서를 선택조건으로 명시했는데, 이는 사실상 통상적인 수준 이상의 조건으로 군이 내세운 입찰 조건은 중소기업들에게 극히 불리한 조건으로 일부 업체에는 진입장벽이 되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군은 “야외에 설치되는 조명 특성상 기상 변화에 강한 제품이 필요하고, 기술적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품질 요건이었다”며 “이는 특정 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조명 안정성과 장기 유지관리 측면에서 불가피한 기술적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군 “향후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하겠다”
군 관계자는 “입찰공고 기간이 다소 짧았던 점은 인정하지만, 사전규격 공개 및 질의 회신 등 사전 준비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며 “향후 유사사업 추진 시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상대포역사공원은 영암군의 대표 관광자원 중 하나로, 매년 봄 개최되는 왕인문화축제의 핵심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군은 이번 경관조명사업을 통해 야간 관광자원 확충과 함께 지역 이미지 제고 및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