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고분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눈앞’
국가유산청, 23일 ‘마한문화의 대표유적’ 사적 지정예고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1기·내동리 쌍무덤 4기 등 지정예고 30일간 의견수렴·국가유산청 심의 거쳐 확정
국가유산청이 23일 5세기 중·후엽에서 6세기 초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종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시종 고분군은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 1기 ‘내동리 쌍무덤’ 4기 등 총 5개의 고분으로 이뤄졌다.
시종면 일대는 지리적으로 서해 바다와 내륙 길목에 해당하는 요충지에 있어 서해를 통해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해양 교통로의 거점이자 내륙으로 확산시키는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지정학적 이점 덕분에 마한 소국의 하나였던 이 지역 토착세력이 독창적 문화를 창출하고 백제 중앙 세력과의 관계 속에서 독자적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영산강 유역 마한의 특징과 함께 백제, 가야, 중국 등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은 복합적인 특징을 갖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암에 있는 고대 고분 49개소 중 시종면에만 28개소가 집중 분포돼 있다. 이 가운데 일부인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은 영산강 유역 마한 전통 지역사회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고분의 축조기술 등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5세기 중엽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을 시작으로 영산강 유역에 등장한 고총고분은 내동리 쌍무덤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마한 고유의 전통적 옹관묘에서 벗어나 거대한 방대형 분구의 석곽·석실묘로 발전했다.
출토유물로는 당시 영산강 유역에서 성행했던 양식 토기와 금동관 세움 장식이 나왔다. 이 장식은 이 지역이 백제와 정치·사회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봉분 외곽 장식으로 쓰인 원통형 토기와 동물형상 토제품도 출토됐다. 이들 유물은 외래 유물을 현지화한 것으로 보여 이 지역이 여러 주변국과의 교류 과정 속에서도 독립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했음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중국 청자잔과 동남아시아산 유리구슬도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영암 시종 고분군은 마한의 전통 요소를 바탕으로 백제·가야·중국·왜 등 다양한 요소를 수용해 현지화한 고분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 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종 고분군의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