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사태, 교훈으로 삼아야
최근 영암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한우 농가들이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 도포면의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첫 확진된 이후 감염 농가는 영암 13곳, 무안 1곳 등 모두 14곳에 달했다. 이번 주 들어 구제역 확산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그동안 사료값 인상 등으로 경영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구제역의 발생은 한우 농가들을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다.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23년 5월(충북) 이후 1년 10개월 만이지만 전남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은 지금껏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전국 유일의 구제역 ‘청정 지역’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전남에서 발생한 14건 가운데 무려 13건이 영암에서 발행하여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에 타격을 받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영암군은 그동안 명품 한우의 고장으로 명성을 공고히 다져왔다. 그동안 전국한우 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 3회, 2023년 거세우 도체 등급 판정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전국 2위(77%)를 차지하는 등 전국최고 한우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6만여 두의 소를 사육하는 영암군은 전남에선 두 번째로 많은 한우 사육두수를 차지해 명실공히 축산 군으로도 급부상했다. 이 같은 명성을 얻기까지는 한우 고급육 육성 지원, 우량암소 수정란 이식사업, 한우 송아지브랜드 육성 지원 등 영암군이 27개 사업에 연간 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한 것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한우농가들이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사료값은 상승한 반면 한우값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든 데다 2019년 이후 줄곧 제기된 공급 과잉 문제가 더해지면서 한우산업 자체가 존립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번에 구제역까지 겹쳐 가뜩이나 어려운 축산업계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그동안 민·관이 힘을 합쳐 방역 관리에 총력대응에 나서 영암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구제역이 주춤해지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한우농가들은 이번을 교훈 삼아 평소에도 농장과 그 주변을 철저히 소독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수칙을 철저히 지켜 다른 군민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