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없는 왕인문화축제 걱정이 앞선다
이달 29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영암군의 대표축제인 왕인문화축제가 갑작스런 구제역 발생으로 5월로 연기됐다. 영암을 알리고 문화관광축제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9일간의 축제를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아쉽게도 벚꽃 개화 시기를 넘기게 되었다.
해마다 벚꽃 개화 시기인 3월 말 4월 초 열리는 왕인문화축제는 사실상 ‘벚꽃축제’라 할 정도로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보러 방문했다. 하지만, 올해는 뜻하지 않은 돌발변수로 축제가 연기되는 바람에 외지 관광객이 얼마나 찾을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미 행사 준비를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상황에서 취소할 수도 없는 형편이고 보면 최선을 다해서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개최하는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의 브랜드 강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축제의 난립으로 인해 여러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축제를 기획하면서 축제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지역축제의 한계점은 차별성 부족이 꼽히고 있다. 비슷한 콘셉의 축제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일회성 행사로 끝나 버려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축제가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 지역경제와 연계할 수 있는 상생 모델 구축,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지역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생활인구 늘리기 정책과 연계하여 지역 축제의 질적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단순한 관광객 유치보다는 지역경제와 문화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영암군도 이런 점에 유념하여 축제의 내실화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