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고향마을서 이장 맡아 봉사 활동 2년간 수당 1천만 원 마을에 희사 ‘화제’
■ 이상용 전 영암군 기획예산실장
전직 영암군청 간부 공무원이 퇴직 후 고향마을 이장으로 봉직하여 받은 수당 1천만 원을 마을에 희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군서면 오산마을 이장 이상용 씨(75·사진). 이 씨는 미암면장, 주민생활지원과장 등 영암군에서 요직을 두루 역임하고 2010년 6월 말 기획예산실장(서기관)을 끝으로 퇴직한 뒤 2024년 1월부터 고향인 오산마을 이장을 맡았다. 이장직을 맡아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년간 거절해오다 고향을 위해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으로 오랜 고민 끝에 이장직을 수락했다.
이 씨는 지난 1년간 월 40만 원의 이장수당을 적금해서 모은 500만 원에 올해 또다시 이장 일을 보면서 받게 될 수당 500만 원을 합쳐 총 1천만 원을 지난 15일 마을발전기금으로 희사했다. 이 기금은 마을의 고령층 영세노인 2~3명을 선정해 100만 원씩 연차적으로 지원하고 긴급 돌보미 자금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 씨는 지난 1년 동안 이장직을 수행하면서 회계를 투명하게 운영하는 마을 규약을 제정하는 등 마을 운영체계를 갖췄다. 또, 마을 주민과 출향인을 대상으로 SNS 대화방을 개설하여 행정기관의 각종 시책이나 공지사항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 나섰다. 그런가 하면, 대화방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 조정함으로써 효율적인 마을 공동체 운영으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씨는 앞으로 출향인에게 대화방을 더욱 확대하여 애향심을 고취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 씨는 “마을 이장을 맡아 하다 보니 후배 공직자들로부터 ‘뭐가 부족해서 이장 일까지 맡아 하느냐’고 핀잔을 받아 심적 부담도 컸었다”며 “고향을 위해 마지막 봉사라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이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