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날, 새 희망을...
충격과 분노…. 지난 한 해는 어느 것 하나 만족할 수 없었던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했던 한 해였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을 걸으며 맞는 새해, 그 끝이 아직은 암울하지만 짙게 드리운 안개가 사라지듯 희망의 날개가 솟구쳐 오르길 우리 독자들과 함께 간절히 소망해본다.
엊그제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하다 활주로 외벽과 충돌해 탑승자 대부분이 목숨을 잃었다. 비상계엄에 따른 국가적 위기 국면에서 마주한 참사다. 사실상의 국정 마비 상황에서 빚어진 엄청난 인명 피해 사고여서 충격과 안타까움은 더한다. 이태원 참사 2년 만에 또 한 번 한국을 강타한 대형 참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어쩌다 나라 꼴이 이리됐을까.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비상계엄 선포 후유증을 수습하고 안정을 되찾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꽉 막힌 정국에 깊은 좌절감과 불안감에 휩쌓여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로 경제·안보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렇지만 정치권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극한 대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눈을 돌려, 새해에는 우리 지역사회도 보다 건강한 사회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근 불거진 비영리 사회단체의 금품 살포 의혹은 매우 충격적이다. 농촌 여성의 지위 향상과 생활개선을 위해 설립된 여성단체장 선거에 금품 살포가 왠 말인가. 이는 우리 지역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불건전하게 작동하고 있었는가를 반증하고 있다. 권력자의 주변에서 여전히 활개치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세력들이 있는 한 지역사회의 왜곡된 현실은 계속될 것이다. 연말에 발표된 영암군 청렴도 조사에서 전년도 보다 2단계 하락한 4등급의 판정 결과는 하부 조직보다 최고 권력자의 주변에서 발호(跋扈)하는 부정한 세력들의 탓이 클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도 권력 주변의 불나방과 같은 무리들은 우리 지역사회 공동체의 삶을 파괴하는 암적 존재임에 틀림없다. 이제 고질적인 폐해의 고리를 끊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일궈내야 한다.
누차 강조해온 터이지만, 전향적이고 열린 사고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고장 주민들에겐 매우 절실한 과제다. 국내는 물론이려니와 세계가 지구촌화되면서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는데 자기 중심적이며, 피동적인 자세는 결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지역이 발전하고 주민들이 잘 사는 것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향유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에만 얻어지는 것이다. 지난해의 온갖 고통스러움은 훌훌 털어내고 월출산의 웅대함과 정기를 이어받아 새 마음으로 단장해 보자. 그래서 지구촌 시대를 맞아 영암의 진가를 발휘해 보는 것이다. 본지도 우리 지역사회가 보다 공정한 사회로 거듭나도록 힘을 보탤 것을 다짐한다.
새해, 영암신문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하고 경사스러운 기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