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 농업을 생각한다

2024-11-15     영암신문

전라남도는 11일 나주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제29회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열어 ‘글로벌 전남 농업시대’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윤병태 나주시장, 유관기관장과 농축임업인 단체 회원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영암군도 이날 오전 실내체육관에서 ‘2024 영암 농정혁신 한마당’을 개최했다. 우승희 군수는 이날 4개 분야 19개 전략, 62개 중점사업의 ‘영암형 농정대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함께 6개 비전을 선포했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매년 11월 11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지금 농업·농촌의 현실은 어떠한가. 전국 쌀 생산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농도 전남은 많은 생산량 탓에 타 지역에 비해 가격이 더 낮아 농민들은 물론 지역농협까지도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올해 한우값은 공급 과잉과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료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 상승으로 농가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우 농가들은 마리당 최고 400만 원까지도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또 올해 사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고온건조한 기상 조건이 지속되면서 벼멸구 발생 면적이 평년보다 1.7배가 많이 발생하여 농업인들에게 또 다른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기후위기 여파가 농업농촌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지로 내몰린 농민들은 거리로 생존 투쟁에 나서고 있지만 메아리만 쉼 없이 공허하게 울릴 뿐이다.

한농연, 쌀협회, 농민회 등 영암농업단체들은 지난 5일에도 군과 농협에 쌀값 보장을 촉구하며 벼 야적 투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쌀값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올해 벼 가격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농민들은 비료·농약·임차료 등 생산비도 건지지 못한 채 빚더미에 올라앉을 상황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결국, 농도 전남의 경우 소값 폭락이 장기화되고 쌀값이 더 추락한다면 농가소득은 쪼그라들고 농촌경제 위축을 불러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이고, 힘없는 지자체나 농협은 정부의 눈치만 살히고 있다. 농업인의 날, 농업·농촌의 현실이 암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