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공존의 길
전남에서 영암군의 외국인 비율이 가장 많다는 통계수치가 최근 발표됐다. 전남연구원이 올해 6월 기준 주민등록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등록외국인 수는 약 14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를 차지했다. 전남의 등록외국인 수는 5만4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했다. 전남의 등록외국인 비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5번째로 많은 수치다.
그 중에서 영암군이 1만443명으로 가장 많고, 여수시(7천273명), 목포시(4천856명)가 뒤를 이었다. 등록외국인 비율은 영암군(20.1%), 완도군(10.1%), 진도군(8.1%)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 등록외국인의 체류자격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취업(56.8%), 정주(28.9%), 유학(10.4%) 순이었다. 전남 대부분 지역에서 취업 목적의 등록외국인 수가 많지만, 순천시, 광양시, 구례군에서는 정주 목적의 등록외국인 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등록외국인의 국적은 베트남(1만6천852명, 29.3%), 인도네시아(4천828명, 8.4%), 한국계 중국인(4천333명, 7.5%) 순이었다.
정부는 2015년부터 농어촌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계절 수요에 따라 일시 고용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농번기 동안 90~150일 단기 취업비자를 통해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해 안정적으로 인력 수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 시행 첫해에는 신청한 지자체가 한 곳에 입국한 외국인들도 33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농어촌 지자체마다 인력 배정을 더 늘려달라고 정부에 매달리는 실정이다. 농업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되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인 것이다. 이제 농촌에도 외국인 근로자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실정에 이르고 있다.
특히 조선업이 밀집해 있는 삼호읍에는 영암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최근 대불산단 입주기업들의 호황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급증하고 있는 있는데 영암 인구 10명 중 2명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단일민족이 아닌 다국적·다문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과 함께 서로 돕고 살지 않으면 제조업과 농업 현장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외국인 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한국을 더욱 사랑하도록 손을 먼저 내미는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