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월출산?’ 국립공원 선수권 강진군에 빼앗길 판

영암군, 월출산권역 관광개발사업 무산·표류..관광시책 난맥상 강진군, ‘강진 월출산’ 표방하며 관광개발사업·축제 적극 나서

2024-10-11     신준열 기자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월출산 경포대 주차장에서 개최되는 '제4회 강진 월출산 소풍가는 날' 행사 소개 팸플릿.

영암군의 월출산권역 관광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강진군이 최근 수년사이 ‘강진 월출산’을 내세우며 각종 관광사업 및 축제 행사에 적극 나서 국립공원 월출산의 선수권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강진군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월출산 경포대 주차장에서 ‘강진 월출산 소풍가는 날’ 행사를 개최하려다 태풍 예보로 취소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소풍가는 날’ 행사는 기상 관계로 취소됐지만 가을 소풍과 연계해 어린이들과 부모 등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강진군 성전면 월출산 월남정사에서는 차의 풍작을 기원하고 강진전통 차 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한 ‘강진 월출산 다신제’가 올해로 18회째 열리고 있다. 다신제가 열리는 월남정사 주위에는 우리나라 최초 차 브랜드인 ‘금릉월산차’와 ‘백운옥판차’를 개발했던 이한영 선생의 본가와 야생차밭 20여만 평이 산재해 있다.

특히 다원과 경포대, 무위사 등 관광자원이 자리한 월출산 강진권역을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강진군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강진 월출산’이라는 표현이 최근 수년사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월출산 강진권역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지난해 영암군과 생태탐방원 유치경쟁을 벌이다 실패한 강진군은 대신에 국립공원공단과 월출산국립공원 관리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총사업비 250억 규모의 월출산국립공원 탐방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국내 최고의 명품 야영장을 건립하는 이 사업은 2만5천평 부지에 명품 야영장 100동, 명품 카라반 15동을 설치한다. 더불어 다양한 경관을 보고 숲의 중·상층부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하늘전망대와 탐방로를 결합한 체험시설인 저지대 숲체험 인프라 시설, 수려한 경관과 자연생태적 가치가 높은 옥판봉 탐방로가 개설된다.

이와 함께 월출산 권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생태 체험, 숙박시설 유치 및 백운동 전시관 건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투자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에 영암군은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했던 산수뮤지컬과 바둑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예산만 낭비한 채 무산되고 ‘월출산 스테이션-F 조성사업’도 올해로 4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영암군은 2020년부터 3개년 사업으로 군비 106억, 도비 84억 원 등 총 190억 원을 투입해 체험형 관광시설(스카이 글라이더, 알파인 코스터, 사계절 썰매장)이 들어서는 ‘월출산스테이션-F’ 조성사업을 통해 ‘영암관광 500만 명’ 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20년 12월 전라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의 첫 투자심사에서 조건부 통과됐던 이 사업은 2차 심사에서 보완 요구받았던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실시설계 미 완료, 도입시설 자연환경 훼손 최소화 등의 이유로 올해까지 3차 심사를 거치면서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특히 3차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에서 자연환경 훼손 최소화 등 조건부 승인으로 당초 사업계획이 대폭 축소됐으며, 그나마 지금까지 전체부지의 절반에 가까운 1만2천700여㎡의 사유지 확보도 전혀 이뤄지지 않아 영암군 관광정책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한 주민은 “전체 면적의 70%가 영암군에 속해 있는 국립공원 월출산은 그동안 ‘기의 고장’ 영암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불려져 왔는데, 언제부턴가 관광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강진군에 빼앗기고 있는 듯해 자존심이 매우 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