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천학교 백년
2024년 9월 24일 오늘을 깨우는 해가 오르고 있습니다. 그 특별한 이침을 천년 사장나무 아래서 월출산을 바라보며 맞이합니다. 오늘은 서호 장천초등학교가 개교 100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여명을 밀치며 목포 한국뷔페 등 행사 차랑들이 하나둘 은적관 앞에 짐을 풀기 시작합니다.
‘천년을 향한 행복한 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표석은 이미 플라타너스 아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1시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오실 청년, 중장년 그리고 백수를 향한 노익장까지 대단한 열기가 함께 하게 될 겁니다. 서울에서도 이른 새벽 버스가 출발하여 한창 달려오고 있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이다’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열정이 있다, 성실하다, 가슴 뛰는 삶을 산다, 장애물을 뛰어넘는다, 끈기가 있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보드 옆으로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가르침이 희미해진 정신을 다시 깨우치게 합니다.
푸른 잔디 운동장은 파랑개비 차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호중과 통합되며 뛰어놀 친구가 거의 없게 되었다는 소리입니다. 오십 년 전 우리 때만 해도 한 학년에 200명을 채울 정도였는데요. 그래도 트랙을 도는 동네 아짐들의 발길이 활력을 채워줍니다.
장천학교는 플라타너스가 높이 그늘을 만들고 측백나무 사이사이 벚나무가 꽃이 되는 곳입니다. 옛 신작로와 들길이 이어지며 학동들이 모여들었고, 한글을 깨우치고 산수와 자연을 배우며 내일의 꿈을 키웠던 곳이지요. 그 정신을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바람 따라 가을이 백 번 바뀌며 많이 변했다 해도, 시대를 이겨내는 우리들의 마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환경을 만드는 거지요. 내 집, 내 마을부터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시악바우 친구들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십수 년 전 엄길 냇가에 심은 호랑가시나무를 다듬는 사랑과 건강이 되었습니다. 늘 소통하며 무슨 일이든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천학교 백년 행사가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드리며, 아버지의 말씀과 뜻이 모아진 아버지의 꿈을 다시 적어봅니다. 장천학교 25회 졸업생 전희봉입니다.
먼저 장천학교 100년을 선후배 동기생들과 함께 합니다. 오는 9월 24일 11시 ‘과거 100년 미래로 100년’ 기념행사를 준비해온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이익을 보는 일이 아닌데도,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은 분들입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마음뿐, 지금껏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몸이 말을 잘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걷기도 숨을 쉬기도 예전 같지가 않아졌습니다. 그래도 이만큼 버틸 수 있는 건 장천학교에서 가꾼 몸과 배움이 기반이 되었다고 봅니다.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작은 힘이나마 더하고자 합니다. 부족하지만, 백만 원을 보탭니다.
정천학교는 제 집안을 이끈 기반이 되었다고 봅니다. 제 형님과 동생들을 포함한 육남매, 제가 낳은 사남매, 열 명이 넘는 조카들과 일가친지들이 가르침을 받았던 터전이었습니다. 그래서 더한 것도 하고 싶지만 현실을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죄송하기도 하지만 사는 날까지, 밝고 아름다운 고향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장천학교는 두 초등학교가 더해진 곳입니다. 폐교가 된 서호북초교와 서산초교입니다. 장천초교에서 갈라졌다가 취학아동이 감소하면서 폐교가 된 지 오래되었지요. 그들의 아쉬운 추억을 같이 부르면 어떨까요? 이제는 하나로 합쳐진 한 뿌리 모교에서, 서호인의 기상을 함께 외치며 나누어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장천학교 앞을 지납니다. 지금은 서호중이 함께 있습니다. 그 아래쪽에 자리한 노인회관을 매일 오갑니다. 평생을 같이하며 경쟁도 했던 선후배 동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죠. 늘 손을 잡아주는 반가운 분들입니다. 오고 가다 생리현상을 참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세월을 탓할 수밖에요. 정신은 아직 초롱초롱한데 이렇게 몸이 문제입니다.
갈수록 안타깝기도 하지만 대소변만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걷기 운동을 하며 다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24시간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이 한 달이면 오백만 원에 달합니다. 요즘은 병원에 가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그래도 숨을 쉴 수 있어 감사드리는 나날입니다. 다시 한번 장천학교 100년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과 사랑, 행복이 함께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