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산단 내 ‘공동 진수장’ 6년만에 ‘절름발이 전락’
플로팅 도크 해외매각…시설 제대로 활용 못해 서남권 중소 조선업체들 선박 건조 차질 빚어 국·도·군비 120억 투입 조성 불구 운영비 끊겨
대불산단 내 공동진수 시설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서남권 중소 조선해양기업들의 선박 건조가 차질을 빚게 됐다.
지역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불산단 내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핵심시설인 공동 진수장의 플로팅 도크가 지난 5월 보유 업체와의 임대 기간 종료 이후 해외 업체에 매각되면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공동 진수장은 육상에서 만든 배를 최초로 물에 띄우는 시설로, 플로팅 도크와 전력·배관시설, 조명설비 등 지원시설, 크레인·용접기·계측기 등 기계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서남권 조선기업들은 선박 블록 조립 뿐만 아니라 진수장을 통해 중소형 선박 건조도 가능한 만큼 사업 다각화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필수 시설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동 진수장 내 플로팅 도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조선기업들의 경우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고 수주 협상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공동 진수장 내에 설치된 100억 원이 넘게 들어간 다른 시설 및 장비들도 플로팅 도크와 연계해 운영하는 시설이어서 활용가치가 크게 떨어져 ‘절름발이’가 됐다는 설명이다.
당초 공동 진수장은 전남도가 2018년 서남권 중소 조선해양기업의 숙원을 내세워 정부에 국비 60억 원을 요구해 도비 39억 원과 영암 군비 16억 원을 포함, 총 120억 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이후 공동 진수장은 민간기업의 플로팅 도크를 임대 사용하고 전남도와 영암군이 국·도비와 군비로 관련 지원시설과 기계장비 등을 갖춰 진수장을 조성하고 목포대가 운영을 맡아왔다.
전남도와 영암군 등은 당시 대형선박 블록 조립 등에 치중해온 전남 서남권 중소조선기업들의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를 바꾸는 한편,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점을 내세워 정부에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공동 진수장 시설과 설비지원 등의 명목으로 국비 지원을 이끌어 냈다.
당시 지역 조선업계에서도 극심한 조선업 침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선박 블록 제조 중심에서 중소형 선박 건조 분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조선업 다각화를 위한 공동 진수장 구축을 꾸준히 건의해왔다.
공동 진수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2021년 12척, 2022년 8척, 2023년 4척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업계에서는 중소형 선박 건조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5월 공동 진수장 내 플로팅 도크 임대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민간 업체는 이후 해당 시설을 매각했다. 이유는 지난해 9월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선박진수 비용지원사업’이 종료된 데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선박 건조가 감소하고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 증가로 선박 블록 제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 연간 10억 원 규모의 막대한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진수장을 계속 운영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초 공동 진수장 조성 취지가 조선업체들의 사업 다각화를 지원하고 수주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국비 확보까지 추진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