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금’의 두 번째 결실
영암군이 전국 최초 고향사랑기금으로 소아청소년과를 신설하고, 이달 19일부터 영암군보건소와 삼호보건지소에서 진료에 들어갔다. 그동안 소아청소년과가 없어 목포나 광주 등지로 원정 진료를 받아야 했던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올 7월 현재 영암 관내 0~18세 소아청소년은 6천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암군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아청소년 전문의와 병원이 없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이들 소아청소년들은 그동안 의료사각지대에서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고향사랑기금사업으로 소아청소년과에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명이 각각 채용돼, 앞으로 영암지역 소아청소년의 마을 주치의 역할을 담당하고, 영·유아 건강검진도 진행할 예정이다. 영암군보건소는 관련 진료 시설·장비 등을 고향사랑기금에서 새로 구입해 차질 없는 소아청소년과 운영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라고 한다. 소아청소년과는 화·목요일 영암군보건소, 월·수·금요일 삼호보건지소에서 오전 9~오후 5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영암’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여러 가지를 시책을 펼치고 있는 영암군이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소아청소년 전문의 초빙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가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돼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영암군은 지난해 목표액 6억 원의 두 배가 넘는 12억3천600만 원을 모금했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2위에 해당하는 성과였다.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어르신의 근육 손실 회복 프로그램과 4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어르신의 영화관 나들이 프로그램도 고향사랑기금으로 추진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소멸위기에 있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기부자의 답례품으로 영암군의 농산물과 소상공인 상품이 3억7천800만 원 넘는 매출을 올려 ‘고향사랑기부제’가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시행된 일본의 ‘고향납세제’를 모델로 만들어진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이 도·농 상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그 취지를 제대로 살려 지역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