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농촌의 어려움을 다 같이

2024-05-31     문배근 기자

지금 농촌은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맞고 있다. 모내기, 파종, 수확 등 한꺼번에 밀어닥친 일을 일정 기간 내에 처리야 한다. 하지만 일손이 절대 부족한 게 농촌의 실정이다. 특히 사람의 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밭농사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파종 시기인 봄과 수확 시기인 가을에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가들은 인력 수급업체에 의뢰해 높은 일당을 주고 품을 구하게 되고, 일손 부족으로 인건비는 갈수록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농촌 일손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들면 농촌 들녘에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정도로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항구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영암군이 지난해 말 올 상반기 동안 농번기 계절근로자 신청을 받은 결과, 159농가에서 721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농가의 요구를 영암군은 법무부에 전달했고, 계절근로자 598명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5월 10일 현재, 66농가에서 175명의 계절근로자만 일하고 있다. 이들은 영암 결혼이민자 출신국 가족·친척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온 외국인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력 충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농촌경제는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지만 농번기 인력난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영암군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고 한다. 먼저, 영암농협 등 3개 단체가 가까운 도시와 농촌의 인력을 농가와 연결하는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하도록 지원에 나섰다. 내년부터는 ‘공공형 농촌인력중개센터’로 확장해 외국인주민도 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전남에서 유일하게 영암군에서 실시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농촌인력지원 시범사업’도 병행해 고령·여성 농가에 우선 배치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2025년까지 시종면에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도 추진해 외국인 50여 명의 농업근로자가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고 한다. 지역사회와 함께 농번기 인력난 타개에 총력을 경주하는 영암군의 다각적인 시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길 기원해 마지않는다. 

이달 21일부터는 공무원들이 농가일손 돕기를 시작했다. 또 군 장병, 기업 임직원, 대학생들도 농촌 일손돕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농촌의 어려움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전개되는 농촌일손 돕기는 농민들에겐 그나마 큰 위안이다. 팍팍한 농촌의 삶이 언제나 펴질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