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내몰린 농도(農道) 전남

2024-05-31     문배근 기자

전남은 농도(農道)다. 예로부터 주 소득원이 농업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농촌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주민들은 농업에 기대어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쌀값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소값도 지난해 추석 이후 계속 떨어지면서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농도 전남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남도가 쌀값 하락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에 시장격리 15만 톤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남도는 최근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대한곡물협회 전남지회, 농협 전남지역본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시군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 5월 5일 기준 80㎏ 1포대당 19만원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다. 열흘이 지난 5월 15일 기준 발표된 쌀값마저 18만원대(18만9천488원)로 떨어졌다. 정부가 2023년 수확기 이후 5차례의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2월 식량 원조용 10만 톤 매입에도 불구하고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4월 말 기준 전남지역 농협 쌀 재고량은 전년보다 80%가 증가한 18만 톤에 달한다. 소비가 부진해 재고 물량이 좀처럼 줄지 않고 정부가 해외 식량 원조용으로 쌀 10만 톤을 추가로 매입했지만 약발이 듣지 않는 모양새다. 추가 하락을 막을 장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영암군민들은 시름이 더해가고 있다. 소값이 2년 전부터 불안하더니 최근에는 두당 200만 원 이상 최고 400만원까지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 비육우 두당 생산비는 평균 1천만 원에 달하지만, 두당 평균 도매가격은 750만 원을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의 한우 사육 농가들이 비슷한 처지이지만, 그동안 호황기를 맞아 한우 사육 농가들이 급증한 영암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 빚으로 시작한 농가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정부가 추진한 무허가축사 적법화로 인해 새로 축사를 신축하며 큰 부채를 짊어진 농가들도 최근 금리 폭등과 사료값 폭등, 소값 폭락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소값 폭락이 장기화되고 쌀값이 더 추락한다면 농가소득은 쪼그라들고 농촌경제 위축을 불러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면 지역농협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 시대, 농도 전남의 주민들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