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더욱 힘든 대학교수

2021-08-27     윤재홍
윤 재 홍 /서호면 몽해리 아천출신연합뉴스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 전 경기대 교수(정치학 박사) 전 KBS제주방송 총국장

30년간 재직했던 방송 기자직을 정년했다. 이어서 대학 정교수로 8년, 대학원 초빙교수로 5년을 강의했다. 대학에서 모두 13년간을 강의했다. 운이 좋아 또다시 중앙언론사 임원으로 3년 5개월을 합치면 모두 46년이 넘게 일한 셈이다. 이렇게 쉬지 않고 열정과 즐거움으로 일하다 보니 7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버렸다. 80의 나이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아직도 노인이 다 된 나이라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방송기자 땐 젊어서 현장을 뛰며 열심히 취재하고 인터뷰해 방송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세월을 보냈다. 항상 긴장과 초조함이 잠재하는 순간들이었지만 젊음과 열정으로 기쁨 속에 보람과 자부심을 갖는 시절이었다.

대학교수라는 직업은 방송기자와 전혀 달랐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멋있고 시간적 여유가 많을 줄 알았다. 젊은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학문을 연구하며 대화를 나누는 등 즐거움과 행복함을 기대했다. 일반적으로 교수는 자신의 전공분야 지식만 충분히 갖추어 강의만 열심히 하면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을 줄 알았다. 더구나 교수는 두 달씩이 넘는 여름과 겨울 방학이 있어 시간이 많고 여유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고 매우 안정되고 편안한 직업이 교수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정반대였다. 많은 직업 가운데 교수라는 직업은 매우 힘들었다. 전공분야의 학문을 연구하고 강의준비를 위해 학생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1시간 강의를 위해 1주일 이상 강의준비에 몰두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날이 변하고 발전하는 새 학문과 새로운 통계자료 등 전공과 관련한 각종 정보와 비전을 제시해야 할 충분한 강의자료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50여년전 필자가 대학생 때 일부 교수들이 전공과목 강의를 위한 강의자료를 만들어 10여년간 그대로 강의하는 실력 없는 교수로 소문난 기억도 있다. 교수들은 또 강의 외에도 1년에 두 번씩 매 학기마다 전공분야의 논문을 써서 학회지에 기재하여만 교수직을 계속할 수 있다. 논문을 써서 학교 측에 그냥 제출하는 것이 아니다. 교수가 쓴 논문이 관련 학회지에 발표함으로써 논문을 인정하는 제도 때문에 여름과 겨울방학이 논문 쓰는 시간으로 활용된다. 그래서 방학도 편히 보낼 수 없다. 

특히 교수들의 강의는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학기말 시험이 끝나면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보기 위해 먼저 강의했던 교수의 10가지 항목의 강의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대부분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도 강의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교수는 강의평가에서 70점 이상이 나와야 강의를 계속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2년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면대면 수업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교수들은 비대면 강의를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각종 전공과목의 강의 자료와 영상 제작, 컴퓨터 작업과 PPT(프레젠테이션) 준비 등으로 더욱더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이밖에도 교수들은 전공과목 이외에도 교양과 시사 등 취업을 위한 충분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교수들은 매일 신문과 방송 통신 등 폭넓은 각종 뉴스를 보고 들어야 한다. 특히 신문 사설과 방송 다큐멘터리 보도 특집, 국내외 뉴스 등 폭넓은 정보와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 때로는 학생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예술적 감각도 갖춰야 한다. 

이밖에도 해마다 대학 입시 때가 되면 일부 지방대학 교수들은 정원을 채우기 위해 학생들 모집에도 신경을 쓰기도 한다. 해마다 국내외 박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얼마전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박사는 3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정부나 대기업, 각종 연구소에 취업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 박사들은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로 있다. 교수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대학 교수가 되기도 힘들지만 교수가 된 후에도 평생 동안 학문연구와 강의, 논문 등 학자다운 지식을 연마해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 19 펜데믹이 길어지면서 기존의 대면 강의를 못하고 비대면 강의를 해야만 하는 교수들은 더욱더 긴장하며 매우 힘들게 일하는 직업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