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어요”
미암지역아동센터 박영수씨

하루 6시간 50여명 아이들에 수학, 국어 지도

2012-03-27     오기안 기자

 

박영수씨가 삼호읍에 위치한 명성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귀향해 벼농사에 종사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서 지역아동센터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호면에 거주하고 있는 박영수(41)씨이다.

지난 19일 박 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바로 삼호읍에 위치한 명성지역아동센터. 아동센터내에는 아이들의 영어책 읽는 소리와 수학문제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교사의 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박 씨는 바로 이곳에서 10여명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수학과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농한기철인 요즘 박 씨는 일주일동안 미암지역아동센터와 명성지역아동센터 두 곳을 오가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삼호읍의 명성지역아동센터에서 수학과 국어,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 동안은 미암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각각 지도하고 있다.

큰 꿈을 갖고 서울로 향했던 박 씨는 꿈을 접고 지난해 6월 고향인 서호면 장천리로 귀향했다. 예전부터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박 씨는 아동복지교사 전남지원단에 아동복지교사를 신청해 선정됐다. 아동복지교사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독서지도와 기초학습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로 영암에는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명성지역아동센터내에는 저소득층가정과 맞벌이가정 등 29명의 아이들이 오후 1시~6시까지 수학, 국어, 중국어, 영어 등 도시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학원을 다녀야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과목들을 배우고 있다.

박 씨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명성지역아동센터 정진숙 센터장은 “박영수 씨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센터내 유일한 남자 선생님으로써 든든한 존재”라며 “학교공부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예의범절을 지도해줘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에 겨울방학때에는 시종면의 선사주거지와 마한문화공원, 군서면의 도기박물관 등으로 지역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이는 문화해설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박 씨가 추천한 것으로 아이들에게 문화유적지의 유래와 의미 등을 설명해주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 씨는 “앞으로 농번기철이 되면 농사일로 바빠지겠지만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농사일을 끝마치고 시간을 내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며 “현재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지만 더 많은 경험을 쌓아서 지역내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도시의 아이들이 느끼지 못한 것들을 배우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앞으로 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