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어요”
미암지역아동센터 박영수씨
하루 6시간 50여명 아이들에 수학, 국어 지도
최근 서울에서 귀향해 벼농사에 종사하며 틈틈이 시간을 내서 지역아동센터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호면에 거주하고 있는 박영수(41)씨이다.
지난 19일 박 씨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바로 삼호읍에 위치한 명성지역아동센터. 아동센터내에는 아이들의 영어책 읽는 소리와 수학문제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교사의 소리가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박 씨는 바로 이곳에서 10여명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수학과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농한기철인 요즘 박 씨는 일주일동안 미암지역아동센터와 명성지역아동센터 두 곳을 오가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삼호읍의 명성지역아동센터에서 수학과 국어,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 동안은 미암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각각 지도하고 있다.
큰 꿈을 갖고 서울로 향했던 박 씨는 꿈을 접고 지난해 6월 고향인 서호면 장천리로 귀향했다. 예전부터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박 씨는 아동복지교사 전남지원단에 아동복지교사를 신청해 선정됐다. 아동복지교사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독서지도와 기초학습을 지도할 수 있는 교사로 영암에는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명성지역아동센터내에는 저소득층가정과 맞벌이가정 등 29명의 아이들이 오후 1시~6시까지 수학, 국어, 중국어, 영어 등 도시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학원을 다녀야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과목들을 배우고 있다.
박 씨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명성지역아동센터 정진숙 센터장은 “박영수 씨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센터내 유일한 남자 선생님으로써 든든한 존재”라며 “학교공부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예의범절을 지도해줘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에 겨울방학때에는 시종면의 선사주거지와 마한문화공원, 군서면의 도기박물관 등으로 지역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이는 문화해설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박 씨가 추천한 것으로 아이들에게 문화유적지의 유래와 의미 등을 설명해주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박 씨는 “앞으로 농번기철이 되면 농사일로 바빠지겠지만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농사일을 끝마치고 시간을 내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며 “현재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지만 더 많은 경험을 쌓아서 지역내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도시의 아이들이 느끼지 못한 것들을 배우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앞으로 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