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중에 부시장 선출, 주민의견 대부분 반영

멕켄지 축산 농가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로토루아시의회이다. 간편한 옷차림에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아주신 분은 부시장이었다. 간단한 인사 후에 부시장이 준비한 로토루아시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면적 2천708㎢, 인구 7만명(3분의1은 마오리족), 농업이 주요 수입원일 것 같았으나 의외로 산림업이 주수입원이고, 그 다음으로 농업·축산업이라 한다. 시의회에는 12명의 시의원이 있고 시장과 시의원은 3년마다 선거를 한다고 한다. 월급을 물어보니 많이 쑥쓰러워하면서 시장은 10만달러(8천2백만원), 부시장은 5만달러(4천1백만원), 의원은 4만달러(3천3백만원)정도 받고 있으며 시장은 매일 근무를 하고 부시장은 주 2~3, 의원들은 주 1~2일 정도 출근한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의원 중에 부시장을 뽑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시장이 집행부를 관리하는 Chief Executive Officer(집행부를 총괄하는 부장)를 선정하여 400명의 집행부를 분야별로 관리한다는 점도 색달랐다.

교육·치안·복지 분야는 국가가 100% 책임을 지고 그 외의 것은 지방의 담당이라고 한다. 로토루아시는 유황 온천으로도 유명하고 관광이 유명해져 연간 2백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농업에 대한 별도의 지원이 없는가를 물었더니 지원은 없다고 답하는 것이 농가 방문시 농부들로부터 들었던 답과 같았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 나오면서 부시장을 시의원 중에 선출하게 됐을 때의 장단점을 생각해 보았다. 주민들의 의견을 행정에 많은 부분에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고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다는 단점이 있을 것이다. 단점에 대한 보완이 된다면 좋은 방식이 아닐까 싶었다.
▲ 필자를 비롯한 영암군의회 해외연수단은 뉴질랜드 로토루아시의회를 방문, 부시장으로부터 로토루아시에 대한 현황청취를 했다.


시 의회를 다녀온 후 테푸이아 민속촌과 간헐천을 견학하였다.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문화와 한 시간에 한번 꼴로 20~30m 높이로 솟구치는 뜨거운 물(온천수)이 있는 간헐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온천이 발견되면 온천탕과 숙박업들이 온천 장소를 모두 차지하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우리나라와 달리 온천욕 시설은 그리 많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전하며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날 방문한 곳은 레드우드 산림지대와 테푸케에 위치한 키위 농장이었다.

뉴질랜드 키위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곳으로 연간 1억 상자(1상자=키위 33~36개, 3.6kg)의 키위를 수확한다고 한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토양으로 지하수까지 키위 뿌리가 잘 뻗을 수 있고 1년의 강우량이 130~140mm 정도에 짧은 겨울과 따뜻한 날씨를 갖고 있어 과일 생산에는 축복받은 땅이었다.

생산량의 75%가 우리가 흔히 보는 갈색의 키위이고 25%는 골드 키위라고 했다. 골드 키위는 베이징에서 종자를 갖고 와서 25년동안 여러 실험들을 하여 정착시켰다고 한다. 수분은 인위적으로 하지 않고 벌을 이용해서 하고 있는데 일부러 벌을 구입하여 시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짧은 겨울이지만 서리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헬리콥터를 밤에 운행해 준다고 한다. 1987년 생산자 중심의 마케팅 조직이 형성되어 10년이 흐른 뒤엔 해외 마케팅을 주도하게 되었는데 다름아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스프리였다.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전체 물량을 제스프리가 유통, 판매를 담당하여 전 세계 78개국으로 수출하며 10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고 키위 산업에 대한 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어느 농가를 방문하던지 공통적인 점이 있었다. 농가들은 생산에 전념하고 판매와 유통은 정부나 조합형식의 단일 조직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뉴질랜드를 세계 최고의 농축산업 국가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도 이런 체계가 되어야 농업이 살고 농촌이 살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농사를 지으러 돌아올 것이다. 식량이 무기화되고 있는 요즈음, 우리나라의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선 뉴질랜드의 농업 정책을 많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키위 농장을 마지막으로 뉴질랜드에서의 일정이 끝났다. 뉴질랜드에서 보낸 3일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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