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 없이 자비 투자해 농사지어
정부가 유통·판매 책임‘신바람 농사’

     발길이 무거운 해외연수

영암군의회의 해외연수 일정에 따라 군의원 신분으로 관광성 외유의 의혹을 받으며 비판적인 언론보도가 나와 마음이 무거운 해외연수였다. 본 의원 역시 관광일색의 해외연수에는 반대하고 있기에 목적을 분명히 하고 사전준비를 잘할 것을 요구했고, 다녀와서 보고서를 성실하게 제출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었지만, 먼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것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어서 부담을 많이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내경제 사정이나 농민들의 고통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나빠지기만 하는 농업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군정과 의정활동에 접목 시킬 수 있는 사례들을 하나라도 배워 오는 것이 중요하고, 그 중에 농업과 목축업에서 세계 제일의 선진농업을 구현하고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하에 출발을 결심하게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가 정말로 안전한 것인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써든벨르 오차드 농가 방문
9월17일 저녁 인천공항을 출발해 밤잠을 기내에서 자고 18일 오전 뉴질랜드 북섬의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의 목적지인 로토루아시까지 다시 4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이틀에 걸쳐 비행기와 버스안에서 시달리다 보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써든벨르 오차드 농가. 비닐하우스와 과수원, 팩킹하우스, 판매소로 이루어져 있는 이곳은 친환경농법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곳이었다. 비닐하우스는 1천500㎡ 규모에 4천600그루의 파프리카와 200그루의 칠리를 기르고 있었다. 온도·습도·관수가 컴퓨터처리가 되어 있고 하우스의 윗 천정은 자동 개폐되며 온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또한 친환경 재배를 위해 천적을 이용하여 해충을 방지하는 농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으며 1년에 7만달러(약 5천6백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자동 비닐하우스의 시설비는 20만달러(약 1억6천만원)이 소요되었다고 하며 정부보조 없이 자비로 설치했다고 한다. 비닐하우스 옆의 과수원에는 피조아 과수원이 있었다. 2천500그루의 피조아 나무들은 울타리 농법으로 길게 줄지어 서 있었고 관수시설이 되어 있었다.
▲ 뉴질랜드 로토루아시에 있는 써든벨르 오차드 농가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연수단 일행.

그리고 농장내엔 자체 팩킹하우스(포장 및 선별장)를 갖추고 있었는데 이곳에선 수확한 파프리카나 피조아 등을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선별할 수 있는 기계로 선별하여 포장을 하고 있었다. 수확물의 판로는 정부가 책임지고 있으며 농장에서 직접 도매가로 판매도 한다.

이 농장을 운영하는 60대 전후의 부부는 설명하는 내내 밝은 표정이었으며 농사를 짓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부부농부의 얼굴을 보며 우리 농민들도 판로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이 부부처럼 밝은 표정으로 농사를 지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통과 판매에 어려워하며 얼굴에 항상 그늘진 우리 농민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농장에서 생산 과정에 대해 정부 보조가 없어도 자비를 투자해 농사를 짓는 이유는 유통과 판매를 정부가 책임지고 하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에 있어서도 유통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지는 오래전이다. 그러나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고 군단위의 노력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 농가의 사례를 통해 다시한번 체계화된 유통을 위한 고민을 영암군에 촉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동화된 비닐하우스의 도입 역시 검토를 제안해야겠다.

     멕켄지 축산 농가방문
다음날 방문한 곳은 멕켄지 축산농가였다. 1950년대에 젖소 40마리로 시작하여 현재는 850마리를 키우고 있는 농장이었다. 소 한 마리당 보유 면적이 2천평으로 규제되어 있다보니 600에이커(2,428,080㎡)의 부지에서 방목을 하고 있다. 우유를 짜는 기계는 자동라인으로 되어 있었고 젖소들을 몰아 기계 앞으로 가게끔 하는 장치가 되어 있었다. 소 한 마리당 하루에 20리터의 우유를 짜며 한 시간당 400마리의 젖을 짤 수 있다고 한다. 우유는 1리터당 7달러(약 5천600원) 정도로 납품되고 있다고 하니 꽤 높은 가격을 받고 있었고 1년 소득이 200만달러(약 16억원)정도 된다고 하니 엄청난 소득을 내고 있었다. 11년에서 12년 정도 사육을 하고, 그 이후는 햄버거용 고기로 판다고 한다.

이 농가의 특징은 첫째 젖소의 주요 먹이는 풀이며, 사료는 젖을 짤때나 새끼에 한하여 사용한다는 것과 사료성분 또한 순 사료작물로만 제조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목장운영에 있어 인력은 2~3명이고, 소몰이개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축산농가에서 원유생산시 ‘폰테라’라는 우유관련 협동조합에서 일괄 수매하여 판매 및 가공, 수출을 함으로써 우유 생산에 따른 유통체계가 단일화되어 생산농가의 안정적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또한 육우 생산시에는 2개의 법인회사(에프코,리치몬드)에 납품하므로써 육우 생산 또는 농가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폰테라’는 농가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이익을 분배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과잉 생산이 되어도 국제 유가에 따라 적용을 받게 되므로 생산에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농업정책은 유통과 판로를 정부가 확실히 책임지고 농가는 생산에 전념하도록 하는 정책인 듯했다. 아마도 이러한 농업정책이 바람직한 정책일 것이다. <계속>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