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진·영암읍교회 담임목사·전 영암군교회협의회장·(사)영암군기독교순교자사업회 이사장·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광주전남 이사
1852년 4월 10일, 미국의 한 시민이 알제리에서 죽었다. 그리고 그 땅에 묻혔다. 그로부터 31년이 지난 후 미국 정부는 해군함정을 보내 그 사람의 유해를 미국으로 송환해 오도록 했다. 드디어 그의 유해가 뉴욕에 도착하는 날, 뉴욕시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시민이 모여들었다. 군악대의 연주와 예포소리가 울려 퍼졌고, 대통령을 비롯한 고급 관리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도열한 가운데 이 사람의 유해를 실은 해군함정이 입항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과연 누구였을까?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은 이 주인공이 그 시대의 유명한 정치인도 아니고, 전쟁에서 승리하여 돌아오는 개선장군도 아니며, 위대한 예술가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평범한 시민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토록 미국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그가 작곡한 단 한곡의 노래 때문이었다. 그 노래의 가사가 미국인들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 마음속 깊이 던져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꽃피고 새 우는 집, 내 집 뿐이리...” 그 사람은 ‘홈, 홈 스위트 홈’의 작사자인 존 하워드 패인이었다.

30대 초반의 한 대학강사가 사람들의 가치관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는 종일토록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무엇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인터뷰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많이 대답하는 단어가 다섯 개의 단어였다. 그 단어는 ‘평화·안식·사랑·희망·믿음’이었다.

어떤 사업가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이냐고 물으니까 ‘믿음’이라고 했다.

한 고등학교 학생에게 물으니 그는 ‘희망’이라고 했고, 길을 지나가던 한 쌍의 연인은 ‘사랑’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일에 지쳐 보이는 노동자는 ‘안식’이라고 했고, 길을 가던 군인에게 물으니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평화’라고 외쳤다.

온 종일 인터뷰를 하느라 지친 젊은 교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자기 집 초인종을 눌렀다. 그 순간 “아빠, 이제 오세요?”라고 인사하면서 어린 딸이 달려와 아빠의 어깨에 매달렸다. 그러자 이 젊은 교수는 달려와 안기는 자기 딸의 눈동자 속에서 문득 ‘믿음’이라는 단어를 머리속에 떠올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서는데 아들이 나오면서 “아빠, 나 반에서 시험쳐서 3등 했어요” 말을 하는데 거기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했고, “여보, 이제 오세요, 힘드셨지요” 말하며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는 아내를 보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렸다. “피곤할 텐데 그만 식사해야지”라고 말하면서 나오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안식’이라는 단어를 또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온 가족이 다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면서 문득 ‘평화’라는 단어를 읽게 되었다.

그가 온 종일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얻어낸 가장 소중한 다섯 개의 단어들 즉 ‘평화·안식·사랑·희망·믿음’ 참된 삶의 가치가 바로 자신의 가정에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정은 이렇게 복되고 존귀한 곳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가정에 이 소중한 가치가 묻어나고 있는가. 다 가지고 있고 누린다 하더라도 이 다섯 가지가 없다면 그 삶은 목마를 수밖에 없고, 그 가정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우리 가정이 부족하고, 가난해도 꼭 있어야 할 것들로 채우자. 없어도 될 것들을 얻기 위해 꼭 있어야 할 것들이 사라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홈, 홈 스위트 홈! 노래하는 가정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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