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렬·군서면 출신·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정치학 박사)·동아일보사(동아방송) 기자-여성동아부 차장·동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학과장·가천의과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장
지난 300여년전의 시기는 백인이 지배한 ‘기독교와 석유’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구미 등 유럽의 기독교 국가는 세계의 정치·경제·문화를 주도하며 국제질서의 지배국가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백인을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성서연구가 필요하다. 일본은 명치유신으로 국가의 근대화를 꾀하면서 일본 만원짜리 지폐 속에 살아 숨 쉬는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같은 인물은 일본의 국가전략으로 아시아에서 벗어나 서구로 편입해야 된다는 탈아입구(脫亞入歐)론을 주창하며 일본의 근대화를 설계할 정도였다.

한편 석유는 자동차·항공기 등 수송용 연료로 인류역사에 혁명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이라크 전쟁의 본질에는 바로 석유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달도 차면 기운다’고 21세기 들어 국제질서는 백인과 기독교 국가가 지속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대의 주역이 교체되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례로 석유가 배럴당 110달러 정도로 높아지면서 자동차 기름 수요 등과 관련해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보다 심각한 자원문제는 담수(淡水) 즉 ‘물 부족’ 문제다.

우리가 허송세월하고 있던 동안 온통 모래뿐인 중동아시아에서 인구 500만 명도 안되는 작은나라 아랍에미리트의 가장 외진 어촌마을 두바이는 언론보도 대로라면 천지가 개벽되고 있다. 세계최고 빌딩, 상상을 초월한 환상적인 인공섬, 섭씨 40~50도에서도 즐길 수 있는 스키장 등 ‘세계최고’ ‘세계최초’ ‘세계최대’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일달러’라는 말처럼 기름을 팔아 종잣돈을 마련해 부를 축적한 중동국가들은 ‘물’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3월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환경전망보고서’에서 물 부족이 극심한 지역에 사는 인구는 2005년 29억명에서 2030년 39억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측, 지구촌 인구의 3분의 1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로 물 부족 현상은 심각해 ‘물 전쟁’은 시작됐다. 요르단강 수자원을 독점한 이스라엘은 제한급수로 팔레스타인 통제에 나섰고, 유프라테스강에 수십 개의 댐과 발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한 터키는 이를 반대해온 시리아·이라크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브라마푸트강 문제로,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갠지스강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나일강을 둘러싼 이집트와 에디오피아, 오카방고강을 둘러싼 앙골라, 나미비아, 보츠와나의 갈등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 2개국 이상을 걸쳐 흐르는 강이 300개가 넘는다. 국제하천 유역에 있는 50여 개국에는 세계 인구 중 40%가 살고 있다. 공유 하천관리를 둘러싼 분쟁은 전 대륙에 골고루 퍼져 있는데 특히 건조지대일수록 심하다. 이처럼 ‘물의 분쟁’ 소지는 곳곳에 잠복하여 봇물처럼 터질 가능성이 높다.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노벨상을 두 개, 즉 노벨평화상과 노벨과학상을 타게 될 것이다.” 존F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이 40여년전 예측했던 말이다. 결론적으로 21세기는 ‘물과 이슬람’의 세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암군은 산자수명한 곳으로 ‘웰빙 기(氣)’를 테마로 내세웠는데, 여기에 맥반석 덩어리인 월출산 기암괴석에 걸러진 ‘물’이야말로 보석 중에 보석으로, 석유보다 비싼 값에 거래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야말로 ‘물 쓰듯이’하지 말고 단 한 방울의 물도 소중하게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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