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진·영암읍교회 담임목사·전 영암군교회협의회장·(사)영암군기독교순교자사업회 이사장·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광주전남 이사
몇 년 전 이탈리아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을 때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이탈리아의 한 작은 양복점에서 점원이 주인으로부터 호된 꾸중을 듣고 있었다. 주인은 점원이 입고 있는 옷차림에 대해서 심하게 질책을 한 것이다. 그 날, 점원은 하얀 바탕에 노랑, 파랑, 줄무늬가 들어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매우 우스운 모습인데 종업원은 자기가 만든 것이라고 자랑을 했다. 그런데 그 나비넥타이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자투리 조각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는 양복점에 일하면서 사람들이 옷을 사러 와서 자신들의 마음에 드는 옷을 선뜻 찾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보기를 좋아했던 그는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주인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던 그 종업원이 바로 저 유명한 세계적인 브랜드를 설립한 ‘루치아노 베네통’이다. 그는 버려진 조각난 천을 이용하여 화려한 색상의 나비넥타이를 만들어 손님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당시 젊은이들은 칙칙한 색깔의 옷이 아닌 밝고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고 싶은 것을 읽은 것이다. 그리고 편물기 한 대를 사서 밝고 화려한 색상의 옷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전 세계에 1만여 개의 매장을 가진 베네통의 시작이다.

그 주인은 베네통처럼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읽을 줄 몰랐다. 그러나 점원인 베네통은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욕구를 보았던 것이다.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전’이다.

지금 우리는 새해를 맞아 새 출발의 기회를 맞았다. 모든 시간들이 우리 인생에 다 소중하지만, 새해는 새로운 비전을 볼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주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농촌의 어려움을 말하고 희망이 없다고 탄식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비전의 사람들에게는 패배의식이나 부정적인 사고는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이다. 아무리 우리 주변이나 환경이 어려워도 비전이 있는 사람은 결코 낙심하지 않는다.

비전을 가져야 한다. 특별히 지도자들이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 가정의 가장이 비전을 갖고 있으면 그 가정은 반드시 잘 될 것이며, 한 직장이나 기관의 지도자가 비전을 갖고 있다면 반드시 성장하고 성공할 것이다.

베네통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남의 뒤를 따르는 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창조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특별한 삶, 누가 대신 가줄 수도 없고, 누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유일한 삶을 만들어가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남의 삶을 모방하고, 삶의 방향이나 목적 없이 살아가고 있다. 남의 삶의 장단에 춤을 추고 있고, 광대노릇을 하고 있다. 존귀한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는 무한경쟁시대이고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 10대 기업은 3년 이후의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예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나 가치는 분명히 하되, 그 방법은 언제든지 고치고 바꾸겠다는 의미이다. 창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개인, 직장, 단체, 사업, 기업, 농업도 창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나 비전을 갖지 않고 무조건 변하는 것은 변질되기 쉽다. 분명한 목적을 갖고 변화해야 한다. 변하는 것은 비전이 아니다. 영원히 변할 수 없는 것이 비전이다.

비전이 없는 인생, 자기가 걸어가야 할 길을 모르는 인생은 참으로 그 삶이 무가치하고 불행할 수밖에 없다. 비전이 없는 인생은 날마다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지루한 삶을 반복하며 살아가야 한다.

오늘 나의 비전이 무엇인가? 그 비전이 무엇이냐에 따라 당신의 삶의 성공과 행복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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