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우스님·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의원(현)·중앙승가대학교 총무처장(현)·정신대위안부 나눔의 집 이사(현)·김포불교대학 학장(현)·도갑사 주지(현)
정해년 새해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지난주에는 전국이 함박눈으로 온통 설국을 연상하리만큼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내가 주석하고 있는 월출산에도 눈꽃으로 장관을 연출했다. 대청마루에 서서 월출산 설경을 보고 있노라면 나와 산이 하나가 되어 끝없는 환상의 눈꽃 요술궁전으로 초대되어 시간 속 여행으로 환희에 흠뻑 젖는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공유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녁공양 후 모 방송사의 9시뉴스는 나의 눈을 클로즈업 시켰다. 다름 아닌 ‘한류 눈꽃축제’가 1월5일부터 2개월간 하얼빈에서 한국풍으로 꾸며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의 얼음조각가 1만여명이 광화문, 경회루, 수원 화성, 첨성대, 석굴암 등 한국전통 건축물과 한용운 선사, 안중근 의사, 이순신 장군 등의 동상 등을 얼음으로 제작하고, 중·한 우호광장, 한국관, 중국관, 미래관, 모험관 5개의 테마관으로 이뤄지는 이번 눈꽃얼음축제에는 얼음 예술작품 2천여점이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하얼빈시 관광국에서는 한류돌풍을 일으킨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씨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지난해보다 3만명이 늘어난 5만명의 한국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얼빈 눈꽃얼음축제는 캐나다 퀘벡의 윈터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와 함께 세계3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꼽히며, 중국 각지와 동남아, 유럽, 미주 등에서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 방문이 예상된다.

그래서 겨울철 하얼빈은 눈과 얼음 조각으로 생명을 얻고 꽁꽁 언 강 위에 또 하나의 도시가 펼쳐진다. 날씨만큼이나 꽁꽁 언 도시가 세계인의 도시가 되어 경제·사회·문화가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것도 눈꽃축제 때문일 것이다. 그것도 자기들만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테마를 정해가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중국인의 만만디 상술이 아닐까?

하얼빈 눈꽃축제는 구경거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는 생각이다. “변화(Change)는 기회(chance)다”는 말처럼 변화는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니다. 하나를 바꾸면 모든 것이 다 바뀌는 것이다. 버릇 하나를 고치면 운명을 바꾸고 의식 하나를 바꾸면 팔자를 고친다는 말처럼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가장 작은 것 같으나 가장 큰 변화인 발상의 전환은 습관을 바꾸게 하고 그것은 결국 운명을 바꾸게 한다.

눈꽃축제를 벤치마킹해서 우리고장 월출산 눈꽃축제로 승하시킨다면 어떨까. 21세기는 변화와 개혁이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노력과 애벌레가 껍질을 벗고 나오는 고통이 없이는 병아리와 나비가 될 수 없다.

예로부터 한국을 가리켜 ‘동방의 나라’라고 한다. 이 말은 동녘의 떠오르는 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한반도를 호랑이로 표현하고 있다. 남한은 허리부분이고 영암은 허리부분에서도 자궁에 비유된다. 때문에 생산을 의미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영암 구림마을은 2천2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마을로 일본에 문물을 전한 왕인박사, 풍수지리의 시조인 도선국사, 고려태조 왕건의 책사였던 최지몽 등 많은 역사적인 인물들이 태어난 곳이며, 천년고찰 도갑사와 상대포, 구림도기요지, 죽정서원 등 많은 문화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신라고찰 도갑사 뿐만 아니라 서유기의 주인공 바위가 모두 있는 세계 유일한 이곳 영암 월출산, 삼장법사 수하의 돼지바위의 위력을 펼치게 하여 지역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는 정해년이 되도록 두 손 모아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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