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대 현 금정면 안기마을生 전 감사원 수석감사관 아크로(행정사·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한서대 행정학과 교수

필자는 요즈음 영암 관내 11개 읍면을 돌아 다녀보니 영암이 넓기도 하고 옛날부터 인물이 많이 나오는 고장으로 관광의 3차산업, 공업의 2차산업, 농촌의 1차산업 등 모두 6차 산업이 어우러져 있는 하늘이 내린 축복의 땅이라는 것을 느낀다. 대불산업단지는 전라남도 18개 군 단위에서 유일한 국가산단이고 또한 단일 군 단위내에 우뚝 솟은 소금강 월출산 국립공원이 있으니 전국에서도 이런 발전요소를 갖춘 군 단위는 찾아볼 수 없다.

이집트 룩소르를 가면 사막 한 가운데서 조상들 유적 덕분에 오로지 관광산업 하나만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시민들이 살고 있는데, 우리 영암은 월출산, 왕인박사유적지 등 관광자원 외에도 대불국가공단의 산업이 있고, 드넓은 평야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으니 군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면 가장 살기 좋은 지자체가 될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관광객, 응급실, 젊은이의 3無

필자는 2008년 재외공관 감사 때 스위스 융푸라우를 관광한 적이 있는데 월출산보다 규모만 클 뿐 별로 특이한 면이 없건만 산악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맛에 3명에 한 명 꼴로 한국인이었다. 관광객이 하루 이상 머물도록 자연과 어울려 잘 어우러진 관광콘텐츠, 우리나라는 이런 곳에 관광지출을 하여 관광수지가 매년 적자인데 2019년 한해 6조5천억 원의 적자를 보았다고 한다.

지금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이 멈춰 있고 수도권 골프장이 만원이니 조금만 눈을 돌려 일부라도 영암에 사회적 거리두기 관광을 온다면 영암읍내 경기가 살아나고 얼마나 좋을까?

이번 추캉스에 28만 명이 제주도를 찾았다는데 아직까지 코로나 감염이 없다고 한다.

이번 추석 때도 영암관내를 다녀보니 월출산관광호텔 정문은 바리게이트가 쳐있고 나불도도 한산하는 등 추캉스 관광매출 경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엊그제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보도하는 MBC뉴스에 응급실 없는 지자체로 영암군을 모델로 취재 방영되었다. 그 뉴스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5만4천 명의 영암에 응급실이 없다니 몰랐네...도시은퇴 생활자들의 귀촌 첫째 조건이 건강을 지켜줄 병원인데 응급실이 없다고 전국에 방송되었으니 건전한 가정의 귀촌 희망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앞으로 영암은 보다 좋은 면을 본보기로 취재뉴스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금년 7월부터 계속 11개 읍면을 돌아다니건만 마을 길이나 도로에 젊은 학생, 청년을 구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다.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가 영암은 앞으로 사라져 없어진다는 예언이 실감나는 현장이었다.

행정안전부나 전라남도에서 ‘청년 육성한다 아이 낳으면 얼마 준다’고 하지만 모두 탁상공론에 불과 하고 이런 식의 정책만 반복하면 불과 몇 년 사이에 마을 공동화 현상은 점점 늘어갈 것이다.

빈 건물, 태양광, 어르신의 3多

추석전날, 영암장은 대목장이다. 어려서 영암장에 따라가면 길 잃어버릴까봐 엄니 손을 꼭 잡고 다녔고 장터 국밥집에서 돼지고기 부스러기 국밥 한 그릇 사주면 짱! 이었으며 차비 아낀다고 영암에서 금정까지 20~30리길을 걸어 다녔다.

추석전날 8순 노모를 모시고 영암 대목장을 가보니 문이 굳게 잠긴 상가가 눈에 띄었는데 대목장에도 문닫은 빈 상가가 있고 월출산관광호텔이 문 닫아 빈집에 합류하였으며 군서 흉물은 십여년째 빈집이고 대불공단 빈공장, 학교 빈교실, 9개 면 마을 빈집 등 빈건물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한편, 드넓은 배밭은 대규모 태양광 페널이 채워지게 되는 등 곳곳에 늘어나는 태양광 페널이 빈집과 어울려 있는데 영암경제발전, 청년 인구증가와는 아무 상관없는 것들이다.

영암읍내 도로에는 평일 주말 명절 가릴 것 없이 그 많던 사람은 없고 자동차만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어서 하루 10만 원 이상 매출하는 상가가 얼마나 될지?

3無 3多는 군민의 책임

전라남도에서 다른 군단위는 몰라도 영암군은 오늘날 어려운 현실을 시류 탓으로 돌리면 안된다. 국립공원, 국가산단, 좋은 농지 등 전국에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려워진 현실을 남탓 시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돌아오고 관광객이 찾아와 돈을 쓰는 환경이 되는지 영암군민은 반성하고 되돌아보아야 한다.

한가지 예를 들면 2017년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이 취임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사용되는 바람·태양은 그 지역주민의 것이다”라고 했다. 즉 비용을 들여 석탄 수입해서 발전한 것처럼 태양·바람을 사서 신재생 발전을 해야 맞다.

이런 논리로 제주도에서는 조례로 매년 신재생에너지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다. 활성산·과수원 등에 외지인들이 대형 풍력·태양광 등을 하면서 영암읍에 본사를 두고 젊은이를 고용하는 사례하나 없고, 영암에 구조물만 남기고 돈은 서울에서 광주에서 쓰는 현실에 우리 군민들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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