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면의 특산물인 대봉감이 봄철 이상기온에 따른 냉해와 잦은 비로 인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어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미 수확을 끝낸 감나무밭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나무에 열려 있어야 할 감이 아예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당초 올해 이상기온이 이어지면서 대봉감의 경우 80% 가량의 피해가 예상됐었다. 이는 지난 겨울 이상고온으로 대부분의 과수가 평년보다 10여일 빨리 개화ㆍ발아한 상황에서 4월 초 저온에 노출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나무에 열린 감이 아예 없거나 고작 3~4개가 달려 있을 정도여서 11월 본격적인 수확을 앞두고 ‘이삭줍기’ 수준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최근 3년간 냉해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낮은 지대는 물론 높은 지대까지 피해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고 대봉감 농가들은 입을 모았다. 그동안 금정지역은 단일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인 650㏊가 대봉감을 재배하고 있다. 600여 농가에서 연간 1만2천여 톤을 생산해 20억~3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이었던 것이다.

특히 금정 대봉감은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봉감보다 당도가 높고 단맛이 풍부하며 비타민C 성분이 많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냉해 피해로 폭삭 망하는 꼴이 됐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농작물재해보험 보상률도 80%에서 50%로 줄어 농가들이 더욱 타격을 입게 됐다. 정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예상치 못한 농가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농작물재해보험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지만 오히려 역행하는 처사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냉해 피해는 한번 발생하면 후년까지도 지속되기 때문에 농가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시급히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농촌지역에 냉해 피해까지 겹쳐 참혹한 현실이다. 정부 당국의 조속한 피해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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