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산지 폐기했던 대봉감 구경조차 힘들어
대부분 대봉감 농가 수확 포기…지역경제 ‘휘청’
올해 농작물재해보험 보상률 줄어 농가들 ‘울상’
금정면의 특산물인 대봉감이 봄철 이상기온에 따른 냉해와 잦은 비로 당초 예상보다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 같으면 수확을 앞두고 감나무에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어야 할 때지만 나무에 열린 감이 아예 없거나 고작 3~4개가 달려 있을 정도여서 11월 수확철에도 ‘이삭줍기’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영암군과 금정농협에 따르면 올해 이상기온이 이어지면서 배 55%와 대봉감 80%에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겨울 이상고온으로 대부분의 과수가 평년보다 10여일 빨리 개화ㆍ발아한 상황에서 4월 초 저온에 노출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금정 대봉감의 경우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수확기를 앞두고 감나무에 감을 구경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농가들의 타격이 막대하다.
최근 3년간 냉해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처럼 높은 지대까지 피해가 번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봉감 농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정의 대봉감 재배면적은 650㏊로 단일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600여 농가에서 연간 1만2천여 톤을 생산해 20억~3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효자작목이다.
금정 대봉감은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봉감보다 당도가 높고 단맛이 풍부하며 비타민C 성분이 많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농작물재해보험 보상률도 80%에서 50%로 줄어 농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열매솎기 전에 발생한 재해에 대해 보상하는 ‘적과전종합위험∥(사과·배·단감·떫은감)’의 보상률을 지난해 80%에서 올해 50%로 낮췄다. 이와 관련, 농가들은 “믿었던 보험금마저 절반 가까이 줄게 돼 올해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병순 금정농협 조합장은 “현재 고지대·저지대 할 것 없이 상당수 농가가 아예 수확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대봉감 산업에 적잖이 의존해온 지역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파장이 클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매년 냉해 피해가 발생하고 가격 하락이 지속돼 온 만큼 대봉감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금정면의 한 농가는 “금정지역은 분지 형태의 지형적 특성으로 이른 봄 새벽 찬 기운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 갈수록 냉해 피해가 커진다”면서 “농가들이 타 작목 전환을 하도록 군과 농협 등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정농협은 대봉감 대체작목으로 지금까지 7개 농가가 9㏊에서 올해 60톤 가량의 ‘샤인머스캣’ 포도를 생산해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최병순 조합장은 “샤인머스캣의 작목 전환기간이 2년 이내로 짧고 수확기 노동력이 절감돼 고령의 농가도 쉽게 취급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다 소매값 기준으로 1㎏당 1만5000원 이상에 팔리고 있어 농가소득을 올리는 데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