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시종·구산·군서·양장 배수장 등 4곳
서삼석 “농촌공사 직무유기…보완공사 시급”

배수장을 제방보다 낮게 설치한 잘못된 설계로 인해 올해 2개월간의 집중호우 기간에 224억 상당의 시설복구비 및 농경지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수펌프장(이하 펌프장)은 농경지에 물이 찰 경우 하천으로 물을 퍼내는 시설이지만 제방의 물이 범람하여 낮은 지대의 펌프장을 무용지물로 만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ㆍ무안ㆍ신안)이 10월 11일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펌프장 위치가 제방보다 낮아서 침수된 사례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 24일부터 8월 16일 사이 제방보다 펌프장 위치가 낮게 설치된 전국 22개소 펌프장이 제방의 물이 넘쳐 파손됐다.

이처럼 펌프장이 제 역할을 못해 발생한 농경지 침수 피해는 1천101ha(333만1천평)에 이른다.
22개소의 펌프장 침수로 인한 시설피해는 재가동을 위한 긴급복구비 36억6천만원, 펌프장 높이를 올려서 짓기 위한 항구복구비 167억7천만원 등 총 204억3천만원에 달한다. 펌프장 기능 상실로 인한 농경지 침수 추정피해는 19억4천만원이다.

농어촌공사는 태풍 매미로 인한 기록적인 침수 피해이후 2005년부터 펌프장 위치를 제방 이상으로 올려 짓는 것으로 설계기준을 변경했다.

그러나 2005년 이전에 설계된 제방보다 낮은 펌프장 638개소 중 328개소에 대해서만 높이를 올리는 사업을 완료하고 나머지는 15년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침수된 펌프장 22개소도 모두 2005년 이전에 설계된 펌프장이다.

현재 전국 펌프장 942개소 중 제방보다 낮게 설치된 펌프장은 최근 침수 피해를 당한 22개소를 포함해 전국에 310개소가 있다. 경남이 118개소로 가장 많고 충남 77개소, 경북 47개소, 전북 26개소, 전남 21개소, 충북 10개소, 경기 9개소, 강원 2개소 순이다. 이 가운데 영암군은 △시종2배수장(시종면 구산리) △구산배수장(시종면 신학리) △군서배수장(군서면 도장리) △양장배수장(군서면 양장리) 등 모두 4개소로 나타났다.

서삼석 의원은 “진작에 펌프장 위치를 높이는 등 수해 예방대책을 시행했어야 했지만 이미 2005년에 위험을 인지하고도 그대로 방치한 것은 농어촌공사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다”면서 “시급한 보완공사로 다시금 반복될 수 있는 농경지 침수피해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