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김세영이 10월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GC에서 막을 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김세영은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LPGA 통산 11번째 우승

향우자녀 김세영 골프선수가 자신의 생애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었다.

김세영은 10월 12일(한국 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뉴타운 스퀘어 아로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2위 박인비의(9언더파 271타) 추격을 따돌리며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종전까지 김세영은 10승을 거뒀다. 2015년 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둬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이듬해에는 2승을 추가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승씩을 거뒀고, 지난해 3승을 했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마침내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15년 LPGA 데뷔 후 6년 만에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또, 그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LPGA 투어 승수를 늘리며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15년부터 6시즌 연속 1승씩을 추가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는 박세리와 박인비도 갖지 못한 업적이다. 박세리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시즌 연속 1승 이상을 추가했고, 박인비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김세영은 의미 있는 기록을 가지게 된 셈이다.

아울러 김세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11승을 달성하면서 한국 선수 LPGA 우승 횟수 부문 공동 3위에 올라섰다.

김세영은 이날 최종 4라운드가 끝난 뒤 진행된 우승 인터뷰에서 “(박)세리 언니가 우승하는 걸 보고 메이저 챔피언이 되는 걸 꿈꿨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며 “내 한계를 뛰어넘고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자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세영은 “인비 언니와 함께 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했고, 박인비는 “김세영은 메이저 챔피언의 자격을 보여줬다. ‘언터처블’이었다”고 진심어린 축하를 보냈다.

박세리 보며 키운 꿈 이뤄

김세영은 “1998년 박세리 프로님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나도 메이저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해 골프를 시작했다”며 “메이저 우승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메이저 우승이 정말 하고 싶어 전날 잘 때부터 큰 압박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은 그는 “지난해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도 큰 대회라 기뻤는데, 이번에는 그때와 또 다른 감정이었다. 뭔가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전에는 메이저 대회만 나가면 정말 우승하고 싶어서 덤볐다. 이번 주는 외부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고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처했다”며 우승 원동력으로 냉정함을 꼽았다.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자 박인비와 끝까지 경쟁하다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던 그는 “누군가 2015년 얘기를 해 주셔서 당시 생각이 났다. 올해는 극복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며 “(박)인비 언니가 당연히 잘 칠 것으로 생각했다. 인비 언니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인데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선배를 예우했다.

박인비는 “나도 좋은 라운드를 펼쳤다. 버디를 몇 차례 놓쳤지만 샷에 실수가 거의 없었는데, 세영이는 언터처블이었다”며 “리더보드를 보니 내가 버디를 잡으면 세영이도 버디를 쳤다. 이런 경기를 펼쳐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세영이가 지금까지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꾸준하게 좋은 경기를 했다. 오늘은 챔피언답게 경기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 자격을 보여줬다”고 후배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한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결과까지 반영한 상금 랭킹에서 박인비는 시즌 상금 106만6520달러(12억3000만 원)로 1위에 랭크됐고, 김세영이 90만8219달러(10억4200만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박인비가 1위(90점), 김세영이 2위(76점)가 됐다.
한편 ‘빨간 바지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갖고 ‘역전의 여왕’으로 잘 알려진 김세영은 신북면 유곡리 닭실마을이 고향인 김정일(58) 씨의 장녀로 중학교 2학년 때 골프채를 잡았다. 아버지의 태권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며 공인 3단까지 딴 김세영은 올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년 차를 맞고 있다. 현재 신북에는 할머니 우성자(77)씨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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