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 랜드마크는 누가 뭐라 해도 국립공원 월출산이다. 따라서 월출산의 가치에 따라 영암군의 자산가치도 달라질 것이다. 즉 월출산은 영암군의 생명줄인 셈이다.

그런데 월출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군서면 월곡아파트다. 벌써 20년이 넘도록 흉물로 방치된 아파트 현장은 누가 봐도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수려한 자태의 월출산 아래 떡 버티고 있는 회색 콘크리트 구조물은 지역민이나 이곳을 지나치는 관광객들에게 두고두고 입살에 오르고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우리 영암지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쏟으며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군서면 일원의 관광자원이 흉물 아파트로 인해 평가절하되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최근에는 군청 소재지 영암읍 중심권에 고층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 뜻있는 주민들에게 걱정거리를 또 하나 안겨주고 있다. 3년 전, 영암읍 초입에 10층 짜리 아파트가 들어서더니 얼마 전에는 바로 인근에 18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는 업자의 사업계획서가 영암군에 접수됐다. 그나마 당초에는 20층으로 계획했다가 18층으로 낮췄다고 한다. 물론 주변에 10층 이상 아파트가 없는 건 아니다. 문제는 먼저 영암읍 초입에 들어선 아파트가 월출산 조망권을 완전히 가리고 있는데 또다시 바로 옆에 그보다 8층이나 더 높은 초고층의 시멘트 구조물이 들어설 경우 군서 흉물 아파트나 다름없는 가치 상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영암읍은 군청이 소재하고 있는 영암군의 얼굴이다. 물론 영암읍 진입도로가 이곳만은 아니지만 영암읍의 주요 관문이다. 서울-광주-해남-완도-진도 노선의 버스가 오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영암의 랜드마크인 월출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을 결코 소홀히 다룰 수는 없는 것이다.
농어촌 지자체들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의 농어촌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경관농업’이다. ‘경관농업’은 농어촌의 자연스러운 특징을 살리는 농업으로, 영암군은 수년 전부터 영암농협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경관농업’을 살리고 있지만 정작 월출산의 조망권을 해치는 일에 소홀히 한다면 그 또한 앞뒤가 안맞는다. 우리 영암을 대표할 수 있는 월출산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경관농업’과 함께 앞으로 주변에 세워질 아파트의 고도제한이 강력하게 도입돼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 농업·농촌의 경쟁력을 높이는 무기로서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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