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등 8개 시·군 '특별재난지역' 선포요구
영암지역 120㏊ 농경지 침수 등 극히 일부

수중도시 구례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오후 구례군 구례읍이 물 속에 잠겨 있다.

지난 7~9일 전남지역을 초토화시킨 폭우 피해가 각 시·군마다 엄청난 규모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영암군은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전남에서 12일 오전 8시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10명, 이재민 3천317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 가운데 2천571명은 귀가했고 746명은 학교체육관과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 대피 중이다.

주택 2천559동이 침수나 부서지는 등의 피해를 보았고, 농작물 7천565ha가 낙과나 침수, 유실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피해액이 3천586억원을 넘어서는 등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축산분야에서는 44만3천마리가 폐사했고 수산분야에서 양식장 22곳이 파손돼 650만 마리, 1천290톤이 유실됐다. 공공시설도 도로 117곳, 하천 168곳, 상하수도 71곳, 철도 2개 노선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해를 본 10개 시·군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파악된 곳은 담양으로 피해액은 1천274억원이다. 구례와 곡성은 각각 1천138억원과 575억원으로 피해액이 잠정 집계됐다.

구례는 주택 1천182채가 침수됐고 농경지 421㏊가 피해를 입었다. 곡성은 주택 148채·농경지 560㏊·축산 8만9천 마리·수산 570만 마리가 피해를 봤다.

다음으로 피해액이 큰 시·군은 장성 204억원, 영광 93억원, 나주 83억원, 함평 79억원, 화순 7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상당수 수해지역 피해액 규모가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을 넘어서고 피해 신고가 계속 들어와 최종 피해 집계액은 이보다 훨씬 늘어나 당초 6개 시군에서 8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반면 영암지역은 서호면 일원에 120㏊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신북 학동에 축사 4동이 침수되면서 오리 10일령 500수가 폐사됐다. 또 시종면 만수리 주택 1동과 삼호읍 나불리 유원지 부근 주택 3동과 상가 1동이 침수됐을 뿐 사유시설의 큰 피해는 없었다. 공공시설도 지방하천 제방 4곳이 일부 유실됐으나 곧바로 복구를 마쳤다.

80대의 한 주민은 “내 평생 처음으로 온 고을이 물에 잠기고 산이 무너져 내려 집을 덮치는 엄청난 재앙을 보았다”면서 “그나마 우리 영암은 축복받은 땅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9일 호우피해 점검을 위해 전남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피해가 심각한 나주와 구례, 곡성, 담양, 장성, 영광, 함평, 화순 등 8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별재난지역은 대형 사고나 자연재해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복구 지원을 위해 대통령이 선포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복구에 소요되는 비용 중 지방비 부담분의 일부를 국고에서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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