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역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기업은 사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현금, 시간, 물품 및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재화를 통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요구받는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자선 행위와 윤리적인 활동 위주였던 이전과는 다르게 더욱 다양하고 높은 잣대로 평가받는다.

또한 기업 리더들에게 이제 사회적 책임은 실적 달성과 더불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중요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아크로 골프장의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한 태도는 여러모로 지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먼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아크로 골프장의 안이한 대응 자세가 지역민의 입살에 오르고 있다. 아크로 골프장은 지역사회에 코로나 확진 판정이 발표된 다음 날에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면서 기 예약자의 취소요청을 거절했다가 하루 뒤 전국에 방송이 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마지못해 예약취소를 받아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캐디가 미열이 나고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휴무를 요청했으나 회사 측이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밀려드는 손님을 맞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겠지만 돈벌이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물론 아크로 골프장 측은 방역을 하고 밀접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와 검체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군청과 면사무소 3곳이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역사회가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아크로 골프장의 안이한 대응은 지역민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광주·전남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해 방역단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된 엄중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역사회 감염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기도 골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증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돼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다음으로, 기업의 최종 목표가 이윤창출이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계층, 화훼농가 등에게 각계의 온정이 밀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마스크를 기부하고, 꽃 사주기에 동참하는 등 영세기업이나 개별적으로도 코로나19 위기극복에 발길이 끊이지 않아 어려운 시기에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들이 용기와 힘을 얻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오히려 호황을 누려온 아크로 골프장은 지금까지 지역사회에 무슨 공헌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인 관계를 외면하고 동떨어진 관계를 지속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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